산전산후5

산후운동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라는 말과 같이 우리의 몸과 마음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신체적 변화도 마음에 변화를 유발하여 많은 임산부들이 우울한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는 산후조리의 수행 정도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며, 많은 임산부들이 자신에게 효과적인 산후 운동을 찾고 있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출산 후 원활한 사회복귀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추세이며, 적절한 운동으로 자신의 건강을 유지 및 관리받기를 원하고 있다.

사실 원론적으로 말하면 여성들은 출산 후에도 여전히 아름답기를 원하며,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맞춤형 운동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도 술잔 대신 운동(dumbbell economy)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2020년 국세청의 조사 결과에서도 지난 3년간 스포츠 시설은 30% 증가하였지만, 호프전문점은 15% 감소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삶의 질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아름다운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내의 연구에서도 임산부들에게 제공되는 운동이 정서적 불안이나 우울을 감소시켜 출산이나 육아에 도움을 준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산후 운동은 산전관리에서 전술한 바와 같이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인 요인들을 기본적으로 고려하여 운동의 계획, 수행, 평가 등의 모든 과정에서 임산부들이 주체가 되어야 운동의 영속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산후 운동은 산후조리원에서 하는 마사지가 일반화되어 가는 추세이며, 임산부들의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인 요인들을 고려한 운동은 사실상 찾아볼 수가 없다.

예를 들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산후조리 기간이 현실에 미치지 못하는 것도 임산부들의 사회적인 요인을 고려하지 못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임산부들의 생활환경이나 주변 사람들에 연장되어 확장된 마음(extended mind)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으며, 그 마음과 신체적 변화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생각하고 이해해야 그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산후 운동을 온전히 제공할 수가 있다.

또한 신체적, 정서적, 사회적인 요인들을 고려하여 운동을 계획하면, 사전 경험이 있는 동작이나 목적이 있는 과제 지향적 동작으로 운동을 구성할 수 있어 임산부들의 내적 동기부여까지 기대할 수 있다.

사실 기성복처럼 운동에 자신을 맞추는 것보다는 세상에 단 한 벌밖에 없는 맞춤복이 더 마음에 들지 않을까?

하지만 대부분의 현실은 임산부들이 잘 만들어진 기성복을 찾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산전 운동이나 산후 운동은 그 시기에 맞춰 필요한 자세나 움직임이 있고, 신체적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하지만 잘 만들어진 기성복으로는 어떤 기대를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여성들은 이유 없이 몸이 아플 때마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는 말을 한다.

이렇게 불현듯 되살아나는 기억들은 모두 마음 한편에 묻어두고 있었던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우리는 어쩌다 몸이 아플 때에 서러운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면 임산부들은 마음 한편에 서러운 마음을 간직한 채로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필자의 어머니와 아내의 마음에 공감하며, 모두가 건강하게 늙어갈(well aging)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영화 '툴리'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