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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워킹맘 Jun 15. 2019

회사를 오래 다니려면 필요한 필수품 세 가지

직장인 행복을 위한 키워드

그녀를 처음 본건 5년 전이다.

그때는 몰랐는데 팀장님이랑 면담하다 눈물을 펑펑 흘렸단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 당시 같이 일하는 파트리더와 갈등이 심해 다른  팀으로 이동하거나, 퇴사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얼마 뒤 파트를 옮겼고 지금까지 나와 같은 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작년 여름 전세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재계약을 해야 하나 나에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었다. 당시 서울 아파트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던 시절이라 한 해를 보냈다. 얼마전 집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이제는 사도 될 것 같다고 부추겼고 바로 그날 저녁, 파트 단톡 방에 카톡이 울렸다.  


"책임님! 저 OO 아파트 샀어요~" 

"??,  OO 아파트요?"

"네~ OO 샀어요."

"오.. 진짜요?

"번갯불 콩 구웠어요"

"오메, 얼마?? 축하드립니다~, 잘하셨어요"

"심장이 벌렁벌렁 해요~ 잘한 거지 싶어서" 

"회사 열심히 다니십시다"


바로 그날 집을 계약하다니! 파트 사람들이 모두 축하해 주었고, 집들이 언제 하냐고 난리가 났다. 내 동생이 집을 산 것 마냥 기분이 좋았다. 이제 그녀는 이혼할 때 맘고생이 심해서 39킬로까지 살이 빠졌었다는 이야기를 나와 같이 웃으면서 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푸근해졌다. 그녀는 Single맘이다. 옛 기억은 잊고 예쁜 집에서 중학교 1학년이 된 예쁜 딸아이와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했다.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과 정을 나누고 그 사람의 기쁨을 함께 기뻐할 수 있음을 감사한다. 물론 꼴 보기 싫은 인간을 만날 수도 있지만, 한 두 명이라도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동료가 있다면 회사생활이 그렇게 팍팍하지 않는다.

  

1. 직장인 행복 필수품 하나, 사람

성공을 하거나 행복해지는 것,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주변 사람을 진심을 다해 대하다 보면 모든 길은 열린다는 진실을 느끼고 있다. 5년 전 퇴사할 뻔한 그녀가 파트를 옮기고 나서 바뀐 건 자기를 이해해 주는 사람을 몇 명 만난 것 뿐이다. 그뿐인데 그녀는 지금 너무 행복한 모습으로 웃고 있다. 딸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나보다 더 오래 회사를 다닐 기세다. 내가 힘들 때 누군가의 한 마디가 큰 힘이 되듯, 그 마음으로 주변을 둘러보아야 한다. 행복은 사람을 통해 전염된다.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신입사원 시절, 대구가 고향인 무뚝뚝한 선배가 있었다. 19년 회사생활의 밑거름을 만들어 준 선배들이 제법 있는데 유독 이 선배가 기억나는 것은 이 한마디 때문이다.


당시 나의 업무는 '이통 풀기'였다. 이통이란 '이상 통신문'의 줄임말이다. 제품 생산 단계에서 검사를 통해 양품과 불량을 가려내는데, 불량이 몇 개 이상 많이 발생하면 생산라인 작업자들은 해당 차수를 HOLD 하고 '이상 통신문'을 띄운다. 아침에 출근해서 밤 사이 발생한 '이상 통신문' 내용을 확인하고 분석하는 일이 나의 업무였다. 분석 결과를 선배한테 이야기하면 으레 돌아오는 질문이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였다. 처음 이 질문을 받을 때 몹시 당황스러웠다. 


'신입 사원이 뭐를 안다고 자꾸 내 생각을 물어보지? 지금 이 불량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자꾸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라니 처음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조금 지나니 초반에는 설명잘하다가 어떤 대목에서 머뭇 거렸다. '난 이 불량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지? 원인 무엇이고 어떻게 조치하면 될까?'

시간이 지날수록 나 스스로 해결의 방법까지 고민하고 나서야 선배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2. 직장인 행복 필수품 , 소통

회사는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곳이기에 소통의 기술이 필요하다신입사원의 의견을 듣지 않더라 원인이 뭔지 알 수 있었을 선배는 참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이러한 소통의 과정을 통해 나는 나 스스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선배의 질문을 통해 회사가 원하는 소통의 방식을 배웠다. 그런데 이게 배웠다고 해서 남들한테 잘 쓰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선배의 방식처럼 후배들과 소통하려고 해 봤는데 쉽지가 않았다. 아직까지도 소통의 기술을 터득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소통을 잘하려면 필요한 것이 하나 더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신뢰성을 높이는 재료를 개발할 것인가?

최근 회사 업무에서 나의 가장 큰 고민이다. 나는 핸드폰, TV, 노트북에 들어있는 액정 디스플레에 들어가는 재료를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에 요구되는 특성은 많은데, 재료 개발은 이러한 특성을 맞추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휘도
응답특성
명암비 (Contrast ratio)
색재현율
구동전압 (소비전력)
잔상
신뢰성(Reliability)

중, 재료 개발에가장 어려운 것은 신뢰성이다. 높은 온도부터 낮은 온도에 이르기까지 장시간 구동을 하여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높은 신뢰성이다. 신뢰성은 디스플레이의 요구 특성이기도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꼭 필요한 항목이다.


'나는 신뢰를 주는 사람인가?'

'나는 나 스스로를 신뢰하는가?'

주변에 보여지는 신뢰뿐 아니라, 나 자신을 믿는 신뢰 또한 높아야 한다. 나를 괴롭히는 힘은 내가 만들어 내고 나를 신뢰하지 않으면 남도 신뢰할 수 없다. 


3. 직장인 행복 필수품 셋, 신뢰

나 스스로 믿고 남들에게도 한결같은 신뢰를 준다면 그 어떤 시련과 풍파를 견딜 수 있다. 신뢰는 그 자체도 의미가 크지만 소통과 함께 할 때 시너지가 발생한다. 신뢰가 있으면 소통이 잘 되고 소통을 잘하려면 신뢰가 깊어야 한다. 신뢰성 높은 디스플레가 어떠한 온도나 조건에서도 동일한 성능을 내듯 어떠한 자리 나 어떠한 경우에도 한결같은 사람을 우리는 신뢰하게 된다. 높은 신뢰를 쌓는다는 것은 나를 참는 수도자의 길과 닮아있다.


이 세 가지가 있으면 회사를 꽤 오래 다닐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알게 되었다. 

사람, 소통,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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