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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 목수 Oct 28. 2021

승리의 세로토닌이 필요할 때

2021년 네이버 지상 최대 웹소설 공모전 최종 심사에 오르며...

 감사하다.


  공모전에 올렸던 나의 소설이 본선 독자 투표 심사(100 작품)를 통과하고 최종 결선(30 작품)까지 올랐다. 이제 한 달여간의 네이버 내부 편집부의 정성평가를 거쳐 최종 수상작(15 작품) 발표(11/23)를 기다리게 되었다. 


  과연 기존에 웹소설을 한 번도 써보지 않았던 무명작가의 글을 누가 읽어줄까 하는 걱정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본선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플랫폼에서는 매일 1위부터 10위까지 누적 득표 순위를 공개하며 나의 애간장을 태웠다. 매일 소설을 올리며 조회수를 올리며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최종심까지 오르고 나니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다. 최종심 진출 작품을 확인하는 순간 어찌나 떨리던지 호주에 온 이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긴장되고 감격스러운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 


   나의 소설을 읽어주고 응원과 축하를 아끼지 않은 지인들과 친구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최종심에서 내가 과연 수상을 할 수 있을까?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후보작에 오른 다른 웹소설들을 둘러봤다. 웹소설에 특화된 완성도 높은 쟁쟁한 소설들이 적지 않다. 그에 비하면 나의 소설은 웹소설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느껴진다. 사실 처음 이 소설을 기획하고 써 내려갈 때 웹소설을 겨냥해서 쓴 소설은 아니었다. 당시에 웹소설에 대해 무지했다. 그냥 재밌는 이야기를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 봉준호 감독 -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때 했던 말이 나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나 또한 나의 개인적인 기억과 상상을 최대한 녹여내어 스스로가 봐도 공감하고 놀라울 수 있는 소설을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사실 내가 이 소설을 쓸 때도 실제로 그런 기분을 느꼈다. 그 기분이 좋아서 계속 써내려 갈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자화자찬(自畫自讚)이다. 내가 쓴 소설을 보며 다시 읽고 혼자 웃고 즐거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글이었지만 스스로가 아끼고 사랑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브런치에서 조회수도 잘 나오지 않는 글이었다. 그렇게 매일 혹은 격일에 걸쳐 초고를 써 내려갔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새벽에 일어나 일을 나가기 전까지 써 내려가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지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새벽마다 소설 속 세상을 살다가 현실로 돌아오는 삶을 지속했다. 그때 몰입의 즐거움을 깨달았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도 잘 경험해 보지 못했다. 아마 그때 이렇게 몰입하는 경험을 했더라면 아마 나의 인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무슨 일 하세요?"

"작가입니다"


  당당하게 작가라고 다른 이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그렇기에 대상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수상만은 꼭 하고 싶다. 그 전에도 스스로가 작가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당당하게 내 입으로 작가라고 말하지 못했다. 등단도 하지 않은 작가를 작가로 봐줄 사람도 없을뿐더러 스스로도 왠지 작가라는 말을 남들 앞에서 입에 담기가 부끄러웠던 게 사실이다.


"승리하면 세로토닌 비율이 높아지고, 패배하면 옥토파민 비율이 높아진다"

                                                                                       - [인생의 12가지 법칙] 중에서 -


   [인생의 12가지 법칙] 중에서 저자 조던 B 피터슨은 첫 번째 법칙[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에서 바닷가재 얘기를 하며 승리를 경험한 바닷가재가 계속 승리를 이어갈 수 있음은 세로토닌의 분비로 인한 자신감의 상승 때문이라고 얘기한다. 계속적인 패배를 맛본 가재는 옥토파민 분비로 몸도 신경도 위축될 수밖에 없어 승리와 거리가 갈수록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얘기한다.


   처음 써보았던 소설을 남들 몰래 여러 다른 공모전에 출품도 했었다. 매번 패배의 쓴 맛을 보았다. 고쳐 쓰고 또 고쳐 쓰며 지겹도록 내 소설을 내가 읽었다. 이제는 소설의 모든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이다. 이제 3년 동안 어둠 속에서 써내려 왔던 소설이 빛을 보고 세상에 드러남으로써 나에게 작은 승리의 세로토닌을 안겨주었으면 한다. 승리 없이 지속되는 외로운 글쓰기는 다시 계속 써 내려가기 위해서 또 다른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독자와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소설을 연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의 소설을 읽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2021 네이버 웹소설 [지상 최대 공모전] 최종 심사 진출, 작품명 [평범한 남자]


*작품명 : [평범한 남자, Ordinary man] (장르: 현판)


https://novel.naver.com/best/list?novelId=100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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