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필명 정하기
- 필명의 또 다른 의미는 살아있는 동안이다.
by Carpe Dime Sep 26. 2023
필명을 사용하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사회시대를 배경으로 이야기하자면 브론테 자매의 경우는 여자이름으로 작품을 발표하면 당시 영국 사회적 배경 상 남녀 차별의 문제로 출판 자체가 안되거나 여자라는 이유로 무시를 받을 수 있으므로 남자 이름을 필명으로 사용했고 작품의 장르에 따라 걸맞은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미지의 문제로 주로 필명을 많이 사용했다.
작가뿐만이 아니라 직업 성향에 따라 디자이너처럼 트렌드를 중요시하는 직업은 가명을 주로 사용하기도 하고 영문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이름이 미치는 영향이다.
작품성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작품성향에 맞는 필명을 쓰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를 위함이다.
익명성과 사적 영역의 분리를 위해 필명을 주로 사용하는데 필명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작가의 삶과 개인 사생활의 삶의 균형이 무너지는 듯 느끼게 되고 작가의 삶이 지속됨을 느껴 답답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필명을 쓰는데 직장인의 경우 직장을 나오게 되면 해방감을 느끼 듯 글을 쓰는 동안에는 작가 어누범실라 이지만 펜을 놓는 순간 그저 한 여자의 삶이 시작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분리됨을 느끼고 싶어 필명을 쓰게 되었다.
간혹 배우들처럼 글을 쓰는 작가도 자신의 작품에 너무 몰입을 해서 혼란이 오기도 하는데 이 경우 본인의 삶으로 돌아오는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은 부모님이 자녀에게 살아가길 원하는 삶의 방향을 부여했다는 의미가 있다면 필명은 내가 쓰고자 하는 글의 방향성에 무게를 두었다 할 수 있고 어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의미로써 많이 짓는데 이름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삶의 방향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중요하게 인식이 되는 것처럼 필명에도 나름 중요한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에게 필명이란 새로운 이름이면 새로운 삶, 두 번째의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이기에
예를 들어 나의 필명은 어누범실라이다. 네이버 사전에서 의미를 찾아보면 정보가 딱 하나 나온다. 과거 내가 작성한 내 필명에 대한 설명인데 어누범실라는 네팔어로 अनुपम शिला라고 한다. 직역을 해보면 ”독특한 바위“라는 의미인데 이걸 나눠서 사용하게 되면 अनुपम : 비교할 수 없는, शिला : 바위라는 의미로 나온다.
처음 브런치스토리의 작가가 되었을 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필명이었다. 그전에도 무료연재를 하고 있었지만 브런치스토리에서 작가가 된 후 배경이 달라지니까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필명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짓기가 어려웠다. 이미 이름 짓는 열정은 개명을 하면서 다 쏟아부어서인지 쉽게 정하기가 힘들었다.
그때 네팔인친구에게 부탁하였다.
너무 흔한 이름은 싫은데 그렇게 어려운 이름을 사용할 능력이 없었기에 피드백을 받고자 부탁하였는데 하루정도 고민을 하다가 이름을 지어주었다.
내 생각으로는 네팔이 아마 최고로 많은 신을 섬기는 나라일 것이다.
네팔사람들은 신의 이름을 가져와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이다.
네팔 친구 6명 중 5명이 신 이름이었을 정도로.. 그 친구가 추천한 이름이다 뜻이 뭔가 이상해서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으나 그 친구가 이야기해 준 것은 한국에는 기독교, 불교 밖에 없는데 신기하게 높은 산이나 유명한 곳에 가면 돌이 엄청 많아 라며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칠곡에 사는데 대구만 생각해도 갓바위가 있더라 그 외에도 각 지역마다 신성시 여기고 기도를 올리는 바위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친구는 또 내가 보통 여자들보다 더 튼튼한 체격과 어떤 상황에도 굴복하지 않는 성격을 빗대어 독특하고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뭔가 특별하다는 의미로 지어주었다고 한다.
자세히 의미를 듣고 나니 더 마음에 들었다. 처음 받은 피드백을 바로 수용하여 지금도 애정을 가지고 사용 중이다.
이렇게 필명에는 깊은 의미를 부여할수록 작가 스스로에게도 동기부여가 되고 글을 쓰는 동안 다른 사람이 불러주는 그 시간 더 든든해진 마음으로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