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나아가는 일, 무엇보다 내 일을 좋아하는 방법
#7 글에서 말했지만 진로를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 커피를 직업으로 삼아 꾸준히 이어온 사람이다. 대단한 일은 아닐 수 있지만, 나름에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지금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가끔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과연 내가 이 일을 진심으로 여겨서 하는 일인지, 아니면 하다보니까 누군가가 보는 시선에 맞춰서 하는 일인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제 서울 국립극장에서 행사가 있었다.
처음 가보는 공간, 그리고 다양한 업체가 있는 자리에서 봄을 느꼈다. 커피는 너무나도 좋아하고 최근 음악에 대해서도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에 혼자 오랜만에 봄을 느끼고 눈과 귀를 힐링하고 왔던 날이기도 했다.
이 행사를 가게된 큰 계기는 두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제주도에서 생활하던 시절 내 은인을 만나기위해서, 둘은 얼마전 회사에서 이뤄진 행사에서 만난 대표님께 말씀드렸던 약속을 위해서였다.
그렇게 나는.. 일어나서 오전에 교육을 들으며 에스프레소를 5잔을 마신 후, 그 커피들에 대해서 논의를 하며 수업을 마친 후, 육체와 정신은 "그만 마시는 게 좋을껄?" 하는 메세지가 계속 들리면서도 운전을 하며 달려갔었다. 커피를 마시러..!
다를 순 있지만 너무나도 잘알고 있는 느낌,
행사, 부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정말로 바쁘고 반복적인 일을 되뇌이는 것이라서 힘든것을 안다. 실제로 비슷하게 근무했을때도 오는 지인, 친구들을 편히 마주할 수 없는 경험이 있었다. 막상 현장에서 마주한 나의 계기인 분들은 너무나도 바빠보였고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과 다소 걱정이 되는 마음이 공존했다.
"밥은 드시고 하시고 계실까?" "아마 못드시고 쭉 있으실꺼야" "근래 들어서 날이 좋은데, 뭔가 햇빛이 정면으로 받는데..?"
이러한 마음이 우선적으로 드는 건, 이것 역시 직업병이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변화한 내 환경에 대해 물어보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그리고 사적인 대화들이 오고가며 챙김을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게 행사에 오는 고객분들이 느끼는 부분이지 않을까? 시간을 내서 찾아가고 그 업체, 사람을 만나는 것에 의의를 가지는 것, 조금 용기를 내어 대화를 하는 일들에 아주 작을진 몰라도 큰 의미로 다가올꺼라는 것은 이 날의 경험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일하는 부분에 있어서 과연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 지 느꼈다.
최근에 3년은 정말로 큰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경험을많이 했었다. 금전적인 채움이 있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얻고 나의 시각과 생각이 변했다. 이 행사를 통해서 만나는 분들과의 대화를 곱씹어보면, 지금 일하는 공간에서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영역이 다소 달라졌다. 이전엔 같이 커피를 마시고 느낀 부분에 한정되었던 정보가, 제품과 사용하는 기계들, 같이 진행하며 느꼈던 부분들까지 확장되었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이부분을 '성장'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걱정되는 부분은 내가 '인정'을 받고 싶어하나? 라고 느끼기도 했다.
"책임님 곧 있을 대회는 심사를 하시나요? 앞으로도 하시나요?"
다녀온 행사에서도 들었지만, 곧 있을 중요한 대회에 있어서 연락을 주셨던 분들이 계신다. 당연히도 참여는 내가 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을 통해서 다시 하고 싶다고 느낀다.
다만, 꼭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주어진 일들을 과정을 통해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무래도 '우선순위'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요즘이라고 느낀다.
인정을 바라고 살아서 지금의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돌아보면 억지로 인맥을 만들고 갈구하는 유형도 경험을 했었고, 그 안에 속한 스스로를 높게 보거나 대단하게 보는 유형도 만났었다.
생각한다.
"알아주지 않아도 내 내면이 충분하고, 드러내지 않아도 열심히 하고 있다면 가치는 상승한다."
어찌보면 올 한 해를 살아가는 나의 마음, 마인드 셋이다. 아쉬움은 뒤로하고 내가 뭘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것이 올해의 목표인 것 같다.
그래서 인정을 받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틀리더라도 의견을 내며 피드백을 받아 '성장'하는 것이 올해는 스스로가 가진 목표이다. 주변을 느끼더라도의식을 과하게 하지 않아, 부담을 덜어야 편하지 않을까?
현 시대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의견을 내는 것이 내면에서 "내가 다르면 어쩌지?' "가만히 있으면 반이라도 가니까" 등등 예시 문장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나 상황은 있을 것이다. 다만,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알아가는 것은 누가 알려주는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이나 경험을 가져가는 것은 스스로가 하는 것에 달려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커피를 하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드러내며 많은것을 알고 있다는 느낌이 아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통해서 사람을 만나고 소통을 하며, 그 안에서 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것이다.
물론 인정을 안받고 싶다는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적으로 내 이력이나 가치를 설명하기 보다, 꾸준하게 배우며 일하는 것에 있어 성실함을 보여서 알려지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내 나름대로 설정 할 수 있게 되었다.
소속감이나 어딘가에서 안정을 받고 존재를 인정받는 기분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나 자신보다는 타인에게 쏟아야 하는 시간이 더 많은 일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사람은 어찌보면 '외로움'이라는 감정도 아주 나쁜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정말 힘들었던 시기에 나를 돌이켜보면 우주에그저 덩그러니 놓여진,그리고 아무런 생각을 할 겨를 없이 삶을 지켜야 했던 시기가 있기 떄문이다. 당장 오늘의 하루에 쓰는 감정에서 '생존'에 대해서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면, 감히 말하지만 감상에 젖을 시간이 다소 적을 것이기에 말할 수 있다.
그 부분에서 오는 외롭다고 느끼는 것은 시간이 지나서 보니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힘든, 삶에 대한 유지력에 대한 고찰이었던 거 같다. 그래서 내가 지금 느끼는 삶에서 여러 감정들에서도 '외로움'은 달게 느껴진다.
나의 주체는 결국 나였고, 내가 바라보는 시선들은 결국 나의 '이야기' 이다.
그래서 커피를 마시는 것에 있어서도 나의 생각과 느낀 부분, 역치는 다른 것인데 그저 보이는 모습을 위해서 맞춰가는 것이 과연 내 성장에 도움이 되는 지 생각했다. 물론 그러진 않았지만, 의견을 내고 그것을 통해 맞춰 나가는 것이 나에겐 너무 즐거운 순간이다. 그 순간에 느껴지는 호흡들과 온도, 바라보는 일들이 커피라는 매개체를 통해 오고가는 것과 내가 그 매개체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가졌고 여전히 나아가는 방향에 있어서 같이 갈 요소라고 느낀다.
다른 일을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삶의 '이야기'를
각자의 '매개체'를 통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