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평 방구석식덕생활
모든 일은 한 달 만에 일어났다.
나와 관계없이 그저 배경처럼 존재했던 그들이 내 일상 안으로 쑤~욱 들어오게 되는 사건은.
몇 가지 식물을 얻었고
얻어온 것을 죽이면 안 되겠어서 검색을 시작했고
분갈이를 해야 하니 화분을 구입하러 다이소에 수시로 들락거렸고
어떻게 분갈이를 하고 돌봐야 하는지 배우기 위해 식물 유튜버들을 팔로우하기 시작했고
영상을 자주 보았고
나에게 없는 다른 식물 영상도 보게 되었고
'식물' 키워드로 인스타그램과 핀터레스트를 구경했고
이쁘다 느끼게 되었고
갖고 싶었고
컵 사러 다이소 갔는데 아몬드 페페를 샀고
다시 갔을 때 몬스테라 델리시오사를 샀고
딸의 첫 알바 월급 탄 기념 선물로 아이비를 사 달라 졸라서 받았고
수박 먹다가 수박씨를 챙겼고
작고 예쁜 미니 파프리카를 먹다가 역시 씨앗을 챙겼고
젖은 휴지에 싸서 뿌리내리기를 시도했고
뿌리가 나왔고 흙에 옮겼고, 살거나 죽었고
물꽂이와 삽목을 실험했고, 살거나 죽었고
비실비실한 화분 식물을 바깥 땅에 옮겼고
스믈스믈 힘을 내서 생기를 되찾는 식물을 보고 기뻤고
눈 뜨면 식물을 보고 싶었고
베란다 문틀에 앉아 식물 옆에서 독서를 했고
커피 사러 일부러 동네 한 바퀴를 돌았고
집 밖에 내놓은 화분들, 꽃집의 잘 가꿔진 화분들과 눈 맞추고
'새순이 나왔네, 꽃이 피었네, 잎 끝이 탔네, 흙이 말랐네···'
눈이 베란다 식물에게 자꾸 멈추고
발이 베란다 식물에게 자꾸 옮겨지고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보는 일.
결국, 나는 지금
식물에
'열쭝'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