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 Luna
"우노, 도스, 뜨레스, 좋습니다. 그리고 다시 우노, 도스, 뜨레스, 잘 보셨죠? 어렵지 않습니다. 이게 탱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스텝이에요. 식스 '살리다'라고 합니다."
밀러는 가볍게 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그의 긴 머리는 춤을 출 때면 항상 눈을 가렸고, 스텝을 설명할 때마다 자연스럽게 뒤로 넘기는 게 그의 습관처럼 보였다. 오늘도 어김없이 머리를 넘기며 그가 설명을 이어갔다.
이십여 명의 수강생들이 그의 주위에 모여 있었지만, 그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그와 달리 나는 긴장된 표정으로 밀러의 몸짓 하나하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내 생에 처음으로 춤이라는 것에 도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모든 시작은 우연이었다. 어느 날 집으로 가는 길에 전봇대에 붙어있던 전단지를 우연히 보게 됐다. 전단지에서 나는 시선을 뗄 수 없었고, 발걸음을 멈췄다. 전단에는 "네 개의 다리, 하나의 심장. 당신과 하나의 심장으로 춤춥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 말이 묘하게 마음을 끌어당겼다. 결국 그 순간을 계기로 나는 탱고 클래스를 등록하게 되었다. 그 결과가 지금 이 수업이었다.
"어렵지 않죠? 남자분들은 제 뒤로, 여자분들은 조이 선생님 뒤로 서세요."
밀러는 여섯 발자국의 기본 스텝을 간단히 설명한 후, 남성과 여성을 각기 다른 선생님 뒤로 자리 잡게 했다.
여섯 개의 발자국이 어디로 향하고, 그 형태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세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나는 마치 처음 걷는 어린 송아지처럼 그를 따라갔다. 밀러가 한 걸음 나아가면 나도 한 걸음 나아가고, 그가 옆으로 움직이면 나도 그 방향으로 움직였다. 걷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탱고'라는 이름이 붙자 걸음 하나하나가 무겁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어렵지 않을 겁니다. 이제 둥글게 원을 만들고, 남자분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세요. 여성분들을 찾아 파트너를 잡아보세요."
밀러는 익숙한 듯 머리를 한 번 더 넘기며 말했다. 그의 자연스러운 미소에 몇몇 수강생들의 얼굴이 붉어지는 게 눈에 띄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성들은 머뭇거렸고, 그걸 본 조이가 단호하게 큰 목소리로 말했다.
"가만히 있지 말고 빨리 파트너 찾아서 시작할게요!"
그제야 남성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도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여성 앞으로 갔다. 처음 보는 사람과 춤을 춘다는 생각에 조금 긴장됐지만, 첫인상을 잘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최대한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그녀도 살짝 수줍은 듯 미소를 지으며 내게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