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에 갇힌 사고

by 신성규

어느 순간, 내 사고가 스스로 반복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낮은 톤의 문장, 익숙한 회의, 지나치게 익숙한 자기 성찰.

그건 생각이 아니라, 생각을 흉내 내는 사고의 그림자였다.


나는 바보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 바보 같음은 무지가 아니라,

지나치게 같은 패턴을 반복해온 자의 피로였다.


나는 결심했다.

이제는 나를 벗어나야 한다고.

다양한 것을 봐야 한다고.

새로운 문장, 낯선 논리, 익숙하지 않은 시선,

그리고 나 아닌 타인의 세계를.


내 안에서만 계속해서 굴러가는 생각은

언젠가 한계에 부딪힌다.

사고는 깊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넓이와 높이와 낯섦이 필요하다.


내 세계는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이 갇힌 프리즘이 되지 않도록

나는 문을 열기로 한다.

낯선 것들에 노출되고,

불편함을 감내하고,

세계에 귀를 기울이기로 한다.


확장은 윤리다.

지성 있는 자가 감당해야 할 불편함이다.

자신의 세계를 사랑하면서도,

그것에만 갇히지 않으려는 용기.


그렇게 나는 다시 걷는다.

내 안의 무한루프에서,

조금씩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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