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되면 나는 사람을 찾는다.
나를 바라봐주는 눈,
내 몸 근처의 체온,
말없이 내 곁에 앉아 있는 기척.
그것만 있으면
나는 겨우 잠들 수 있다.
그러나 여자가 사라지면,
나는 강아지가 된다.
주인이 외출한 집 안을
서성이며 킁킁대는 강아지처럼.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도,
핸드폰을 만져도,
음악을 들어도
그 공백은 메워지지 않는다.
잠이라는 것은, 사실 가장 취약한 행위다.
눈을 감고, 세상과의 연결을 끊고,
스스로 무방비해지는 것.
나는 그 순간을 혼자 감당할 수 없다.
누군가 곁에 있어야,
내가 살아도 괜찮다는 신호가 필요하다.
그것이 없으면
나는 깨어 있으면서도 무너져간다.
사람들은 말한다.
“혼자 자는 게 익숙해져야 해.”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마.”
그러나 그 말들은
한 번도 혼자 자며 울어본 적 없는 사람들의 말 같다.
나는 내 몸이, 내 심장이
그렇게 간단하게 단련되지 않았다는 걸 안다.
나의 잠은 체온 위에서만 가능하고,
내 꿈은 누군가의 숨결 안에서만 부드러워진다.
나는 강아지다.
사랑받는 것이 필요하고,
기댈 곳이 없으면 불안해진다.
그게 나약함이라면,
나는 당당하게 나약한 사람이겠다.
그게 결핍이라면,
나는 내 결핍을 부끄러워하지 않겠다.
나는 누군가를 잃는다는 상상만으로도 잠을 잃는다.
그 공백이 내 몸 깊숙이 침투하고,
그 외로움은 단지 외로움이 아니라
존재의 해체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나는 사랑을 갈망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잠을 갈망하고 있었던지도 모른다.
여자가 내 곁에 있을 때만
나는 내 몸 안으로 돌아올 수 있고,
그 안에서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한다.
“나는 여자가 없으면 잠을 잘 수 없다.”
그건 사랑의 고백이기도 하고,
나라는 인간의 구조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이해할 것이다.
자기 자신을 오직 타인의 체온을 통해
진정으로 느낄 수 있었던 그 밤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