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니다.
그는 한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내미는 손이다.
그러나 오늘의 교사는
행정에 질식하고, 민원에 휘둘리고, 평가에 내몰리며
결국 아이들과의 ‘관계’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스트레스가 교사를 갉아먹고,
교사는 아이들을 통제하기 위한 기계적 대응만 반복한다.
교사들은 끊임없이 평가받는다.
시험 성적, 민원, 학부모, 교장, 행정, 실적, 정치, SNS…
그들은 이제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이자 감정 노동자로 전락했다.
하루에 수십 명의 아이를 상대하며,
각기 다른 욕망, 가정사, 정신 상태, 언어 수준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그 누구도 교사의 심리적 안전망을 논하지 않는다.
교사의 스트레스는 결국 아이들에게 전이된다.
말투, 수업 방식, 무관심, 탈진, 방임, 포기…
아이들은 무너지는 책임의 파편 속에서 자신의 존재마저 평가받게 된다.
교육자는 단지 한 직업이 아니다.
그는 사회가 미래 세대와 맺는 약속의 상징이다.
그 상징이 무너지면,
다음 세대는 존재에 대한 신뢰 자체를 상실한다.
아이들은 선생을 두려워하거나 무시하게 되고,
선생은 아이들을 통제의 대상으로만 대하고,
학부모는 교사를 불신하고,
교육청은 책임을 떠넘기며,
결국 모두가 책임을 유예한 채 비난만 남는다.
이 구조 속에서 교육은 죽고,
윤리적 주체가 사라진 아이들이 사회로 유입된다.
교육자의 붕괴는 단지 한 직업군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 전체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잊어가는 과정이며,
그 비극은 결국 모두의 것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 교육자를 ‘개인’이 아닌 ‘공적 존재’로 회복시켜야 한다.
교사에게 내면의 사유와 감정의 여백을 허용하고,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도구’가 아닌 존재를 지지하는 윤리 공동체를 제공하며,
무엇보다 교사 스스로가 다시 책임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철학적 성찰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교육자를 죽이고,
결국 사회 전체의 책임 윤리를 매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