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정원 Jan 10. 2024

누운 시



천장에는 황량한 시베리아가 있다

     

이 유배지에서 보존해야 할 건

직립하는 두 팔     

짊어져야 할 건

천장에서 코앞까지 드리운 압력     


뼈가 없는 두 팔로 작은 화면을 들고

구조 신호음을 보낸다

아틀라스의 지구처럼 떠받친

이 무거운 허공을 노래하는 타이핑     


배꼽에서 탯줄을 길게 뽑아냅니다

진동하는 몸을 던져

당신이 있는 곳으로

플라잉 낚싯대를 드리웁니다


여기는 까마득한 우주에 뜬 애드벌룬 하나

누구라도 이 교신을 받아줘

내일도 이 천장을 살아낼 수 있게







이전 05화 미지의 프라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