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원하던 댄스 자격증 과정을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매운맛 근력 수업 때문에 몸도 마음도 크게 흔들렸다. 교육 기간이 짧지도 않은데, 이걸 내가 과연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하루 만에 찾아왔다. 잠깐의 열정으로 무턱대고 시작한 건 아닐까. 스스로의 선택이 잘못된 것처럼 느껴졌다.
아무리 좋은 문장으로 다짐하고 “파이팅!”을 외쳐도 그때뿐이었다. 다음 수업의 근력 타임이 두려웠고, 해야 할 일에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몸의 통증이 느껴질 때마다 남편에게 “힘들어…” 하며 징징거렸다.
사실 나는 당장 댄스 강사가 되려던 건 아니었다. 그래서 자격증을 어쩌면 조금 가볍게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원하는 걸 쉽게 얻으려 했던 건 아닐까? 직업으로 준비하는 분들을 생각하니 미안해졌다. 그들과 같은 열정을 가지고 시작한 게 맞는지, 나의 선택을 돌아보게 되었다.
많은 부분을 배려해 주는 가족들
좋은 댄스 선생님들과 배울 수 있는 환경
배우고 싶은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의지
교육비를 낼 수 있는 여력과 건강한 몸
돌아보니 부족한 것보다 누리고 있는 게 훨씬 많았다. 그런데도 “힘들다, 아프다”는 말만 하는 내가 조금 실망스러웠다.
어느 날,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생각했다. 여기서 그만두지 않을 거라면, 마음가짐부터 바꿔야 한다.
가족들의 배려와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좋은 선생님께 춤을 배울 수 있다는 걸 행운이라 여긴다면, 이제는 더 이상 징징거리지 않기로 다짐했다. 즐거운 마음으로, 씩씩하게. 직업으로 자격증을 준비하는 분들처럼 진심을 다해 보기로 했다.
그런 결심을 하자, 최근 읽은 김주환 교수님의 책《그릿》이 떠올랐다. 나에게 인생 책이라고 할 만큼 좋은 내용이 많았다. 아이의 공부, 나의 일, 그리고 지금의 자격증 준비 과정까지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만든 책이었다.
'어떤 마음으로 자격증 과정을 해나가야 할까?' 생각하며 ‘그릿’의 핵심을 댄스 자격증 도전에 맞춰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댄스 자격증을 따는 목표
내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포기하지 않는다
세운 연습 계획을 100% 달성한다
2. 자기 피드백 노트를 만든다
영상과 글로 기록하며 선생님의 피드백, 내 감정, 전략, 주의 사항, 마음가짐,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까지 함께 적는다
3. 동작을 쪼개서 분석하다 보면 길이 보인다
막연한 어려움도 세분화하면 이해할 수 있다
4. 나만의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해한 것’이다
춤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동작을 설명하고 가르칠 수 있을 만큼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춤을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이해하기’를 목표로 삼았다
5. 부족함을 인정하고 ‘격차 인식’과 ‘실천’을 꾸준히 이어간다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기분을 생생하게 상상하기
현실적으로 해야 할 일 정리하기 (연습 시간 확보, 목록 작성)
구체적인 실행 계획 세우기
월별, 주별, 일별 꾸준히 실천하기
6. 욕심내지 말고, 자격증 과정에서 배우는 6곡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든다
숙달이 곧 자신감이다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 막연했던 두려움이 조금 옅어졌다. 결국 필요한 건 두려움에 아무것도 못하는 내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움직이는 나’였다. 마음가짐부터 일상의 루틴까지 지금의 나에게 맞게 바꾸어 가면 된다. 두려움이 징징이로 나타나는 순간이 있더라도 괜찮다. 계획을 세우고, 몸을 움직이고, 하나씩 해내면 징징이는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다.
이제 그만, 징징이는 내 안에서 퇴장하기를.
근육통은 여전하지만, 마음은 달라졌다.
처음엔 단순히 춤을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했는데, 나 자신을 이해하는 여정으로 여겨졌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나는 할 수 있다.
— 《내면소통》 저자 김주환 교수님 말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