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춤을 만난 건 내 삶의 터닝포인트였다.
춤으로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단순히 춤 실력의 향상이 아니라, 인간 강민영으로서의 성장이다.
춤을 처음 배울 때 유난히 엄마 생각이 많이 났다. 춤을 출 때마다 십여 년 전 하늘의 별이 된 엄마는 움직일 수 없다는 사실에 슬퍼졌다.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의미였고, 살아있음은 축복이었다. 그 사실을 춤을 통해 깨달았다. 그 후로 내게 주어진 삶을 소중히 여기며, 적극적으로 살아내려 노력했다. 몸을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음이 감사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춤을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벅찼다. 춤을 배우면서 느낀 점과 하고 싶은 말이 매일 내 안에서 쏟아져 나왔다.
왜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가. 그 넘치는 마음을 한결같은 다정함으로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흘려보내지 않고, 부지런히 글로 옮겼다.
그렇게 쓴 글들이 모여 2023년 4월 『나는 춤추는 몸치입니다』라는 에세이로 세상에 나왔다. 글 속 나는 댄스 3년 차 미만의 초심자였다. 춤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는 감정을 유치하지만 솔직하게 담았다. 그때가 아니면 쓸 수 없는, 귀엽고 진실한 글들이다. 다시 읽을 때마다 미소가 지어지고, 얼굴이 살짝 붉어지는 기분이 든다.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는 되지 못했지만, 언젠가 내가 춤으로 더 성장하고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된다면, 이 책은 분명 역주행할 거라 믿는다.
과거의 한 댄스 선생님이 내게 말했다.
"그런 거 쓸 시간에 춤 연습을 하세요."
순간 춤 못 추는 내 모습에 수치감이 느껴졌다.
맞다. 글 쓰는 일도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 시간을 춤 연습에 썼다면 지금보다 더 잘 췄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도 자격증 반 수업을 받으면서 꾸준히 일기를 썼다. 오디션 후 느낀 점은 물론 자격증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들을 글로 옮기고 있다.
춤에 대한 글을 쓰는 건 내가 춤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어쩌면 나만이 할 수 있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춤에게 연애편지를 쓰듯, 쓰고 또 쓴다. 춤을 통해 느낀 것과 변화한 것, 즐거움과 유익함을 다른 사람들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여러분! 춤을 춰보세요!
춤을 추면 삶이 변화하고 자신의 인생이 소중해지고
사는 게 즐거워집니다
이 마음을 세상에 글로 외치고 있다.
자격증 반을 하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나는 춤을 잘 추는 사람이나 댄스 강사가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는 것을. 그건 부수적인 옵션일 뿐이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춤을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춤을 경험하고, 삶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징검다리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사람들이 춤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비교가 아닌 만족과 즐거움으로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서 춤에 대한 글을 쓰고, 춤을 잘 추진 못해도 영상을 촬영하고, 그림을 그린다. 내년에는 춤을 주제로 한 소설을 써봐야지 계획하기도 하고, 춤에 대한 정보가 가득한 플랫폼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춤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건강하고 건전한 대중적인 취미가 되도록 말이다.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춤 실력이 있으면 나의 이야기가 더 설득력 있을 것이다. 또한 더 멋있어 보이겠지. 그래서 꾸준히 수업을 듣고 틈새 시간을 내 연습하며, 자격증 취득 같은 어려운 도전도 이어간다.
누군가는 춤 연습으로 실력을 높이는 것이 사랑일 수 있고,
누군가는 회원에게 춤을 가르치는 것이 사랑일 수 있으며,
누군가는 재미있는 댄스 영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사랑일 수 있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 다르지만,
춤을 향한 마음은 같다. 충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