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자꾸 안아주면 안 돼

우리 딸내미는 이미 글렀어

by 박희종

아이가 우리에게 오고 나서 내가 제일 많이 들었던 조언이


"애기들은 너무 많이 안아주면 안 돼"


"손타면 엄마 아빠가 너무 힘들어"


이런 말들이었다. 실제로 이런 조언들은 주로 우리 엄마나 장모님 혹은 이모님이나 고모님들이 많이 해주셨는데 경험상 아이가 울 때마다 안아주면 점점 품 안에서만 있으려고 하기 때문에 아이를 위해서나 부모를 위해서 참 감사한 조언이다.


하지만 이 조언은 지극히 이성적인 이야기이다. 실제로 내 눈앞에서 코딱지만 한 아이가 울거나 칭얼대면 안아주지 않고 버티는 일은 보통 인내심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동안의 우리 부부의 기록을 살펴보자면 나의 단독 기회의 경우 최장 기록은 24초쯤 되는 것 같다.(체감 시간은 약 960분쯤?) 와이프의 단독 기록은 내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함께 힘을 모아 버텨본 기록은 약 2분 42초 플랫 정도이다.(체감 시간은 48시간 정도?)


실제로 우는 아이를 그냥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고 해도 절대 쉬운 일은 아니며, 심지어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계신 조언의 당사자들도 언행일치와는 거리가 먼 태도를 취하곤 하신다.


" 애기 너무 자주 안아주지 마. 손타 절대 안아서 달래지 마"


라고 이야기하신 우리 엄마는 손녀가 바닥에 누워 있는 꼴을 못 보시고 줄곧 안고만 계시며,


" 애들 울어서 잘 못됐다는 말 들어본 적 없으니까. 울려.

좀 울려도 탈 안나"


라고 말씀하시는 우리 장모님의 기록은 3초를 넘지 못하신다.


결국, 우리는 칭얼대면 안아주고, 안아서 재우며 키우고 있다. 다만 이제 요령이 좀 생겨서 울음의 종류로 아이가 원하는 걸 좀 알게 되었고, 우는 타이밍을 파악해서 되도록이면 울기전에 아이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아이를 안아 키우며 느끼는 것은 아이를 안고 있어서 힘이 드는 것보다 아이를 안아서 받는 나의 위안이 훨씬 더 크다는 것과, 아이가 크면 클수록 안겨있는 것만큼이나 스스로 서려고 하는 의지나 누워서 노는 시간도 늘어간다는 것이다.


나는 육아전문가도 아니고 여러 아이를 키워보지도 않았다. 심지어 우리는 여는 엄마들처럼 육아 관련 서적을 섭렵하거나 인터넷으로 많이 찾아보는 편도 아니다. 그래서 우리의 방법이 절대 정답일 수는 없다. 다만, 나는 우리 아이가 우리의 품에 안겨 있던 시간이 더 길어서 다른 아이들보다 더 잘 웃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끔한다.


우리 아이는 기본적으로 표정이 항상 좋은편이어서 울다가도 노래만 불러주면 언제 울어냐는 듯이 환하게 웃어주기도 하고, 밤에 잠을 깨우지 않으려고 어둠속에서 기저귀를 갈아주는데도 웃고 있기도 하다. 심지어 우리 아이는 아침에 잠을 잘 자고 일어나면 울지도 않고 고개를 쓱 들어서 거실을 쭉 한번 쳐다본다. 그렇게 한참을 혼자 놀다가 아빠나 엄마가 나오면 아주 환하게 웃어준다.(우리는 거실의 아기 침대에서 주로 엎드려 재운다.) 나는 아침 요가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내가 요즘 꽂혀있는 모습이라 주말이면 거실에 나와 아이가 깨길 기다리고 있을 정도이다. 솔직히 내가 다른 아이를 이만큼 오랜시간동안 같이 있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비교를 하기는 애매지만 그래도 잘 웃는건 사실이다.


우리아기가 자주 안아준 탓에 손이 타고 투정이 늘었다면, 우리 역시 누군가에게 자주 안아주지 말라고 이야기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충분히 안아준 덕에 아이가 더 사랑스럽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항상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나는 우는 아이를 안아주는 것도 지켜보는 것도 모두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둘 중에 답을 고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방식이든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는 그만큼 더 사랑스럽게 자라게 된다라는 것이 가장 정확한 정답인 것 같다. 그러니 아이를 꼭 안아주고 싶다면 그냥 마음껏 안아줘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누가 뭐라고 하든 실컷 안아주며 사랑을 팍팍 줘서 길러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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