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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Nov 09. 2024

<머물러주오> 오늘을 오래 기억하고 싶을 때

<머물러주오>_소수빈


가끔씩, '아, 오늘 하루 정말 좋았다'라고 느끼는 날이 있다. 어제가 그랬다. 낮에는 숲길을 걷고, 바다를 보고. 밤에는 가족들과 오붓하고 다정한 저녁식사. 오래 기억하고 싶은 하루였다. 이렇게 잔잔하고 깊은 행복감에 젖어든 날, 나도 모르게 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홀로 눈 뜬 이 밤

그대를 안고

지새우는 이 방

공기는 얕고


지나가는 시간

어디로 가는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함께 눈을 뜨는

아침은 밝고

개어오는 하늘

햇살은 맑고


흘러가는 시간

머물러주오

그대로

머물러주오


머물러주오

날 안아주오

한순간이라도 

완전할 수 있도록

오 그대여


유난히도 힘든

시간은 가고

선물처럼

발견한 것들도


잡고 있다가도

놓아야겠지

내 것이

아닌 것처럼


유난히도 힘든

시간은 가고

선물처럼

찾아온 것들로


한동안 또

나는 살아가겠지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머물러주오> _ 소수빈

(작사 작곡 _ 안신애)



이 시간들이 좀 더 오래 머물러 주었으면 하는 때가 있다. 하루가 이대로 가는 게 아쉬워서 일기로 하루를 남기고픈 날이 있다. 특히, 유난히도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선물처럼 찾아온 평안함과 안온함일수록 하루가 끝나는 아쉬움이 더 하다.



그렇지만, 붙잡고 싶은 시간들도 온전한 내 것이 아님을 알고 놓아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시간이니까. 쓰라리고 고통스러울 때도, 만족과 행복감에 젖어 있을 때도, 지나가고 흘러가버리는 게 결국 시간이니까.



그래도 오래도록 기억하고픈 하루는 갖가지 방식으로 그 흔적을 남겨놓아야 한다. 일기로, 사진으로, 이야기로. 더 오래, 나만의 방식으로 오늘 하루를 새겨놓기 위해 <머물러주오>를 다시 듣는다.




https://youtu.be/0FI64e5JLRI?si=-QamBUIT3ZJsBgk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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