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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안 Nov 20. 2024

하루하루 작은 기쁨을 수집하길


하이야, 넌 어떤 게 행복이라고 생각하니? 아빠는 최근에 "행복은 온천물에 들어간 후 10초 같은 것"이라는 문장을 봤는데,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구. 우리는 누구나 다 행복하길 원하지. 그렇지만 우리가 행복감을 느끼는 건 참 잠깐인 것 같아.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는 행복하지 않다'라고 생각하는 건지도 몰라. 행복감은 잠깐이고 순간이니까.



얼마 전에 <인사이드아웃 2>라는 영화를 봤는데 거기서 이런 대사가 나오더라.



"어른이 되면서 기쁨은 점점 없어지나 봐"



정말 그럴까. 그래, 어른이 될수록 표정은 굳어지고, 덜 웃게 되는 걸 보면 맞는 말인 것 같아.



그렇지만 하나님은 우리에게 분명히 얘기하셨어. '항상 기뻐하라'라고 말이야. '종종 기뻐하라'도 아니고, '항상 기뻐하라'라니. 아빠는 이 말씀이 참 현실성 없는 말씀이라고 생각했지.



그런데 말야, 하나님은 우리의 슬픔과 아픔, 일상의 고단함까지 모두 아시는 분이잖아. 우리가 매일매일 각자의 상황에서 자기 나름의 문제와 씨름하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아실 거란 말이지. 그래서 아빠는 궁금해졌어. 하나님은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우리에게 당부하신 걸까?



물론 우리가 말 그대로 항상 웃음과 기쁨이 넘쳐 있을 수는 없을 거야. 우리가 있는 이곳은 여전히 슬픔과 아픔, 모순과 부조리함이 뒤섞인 곳이니까. 오히려 하나님은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하루하루 기쁨을 발견하고, 기쁨을 붙잡으며 살라고 말씀하신 게 아닌가 싶어.



하이야, 요즘 너는 무엇을 할 때 기쁘고 행복하니? 아빠가 어제 교보문고에 갔다가 이 문장을 발견하고는 너무 좋아서 사진을 찍어 왔어.



" 가장 멋지고 즐거운 날이란 아주 인상적이거나 놀랍거나 신나는 일이 일어난 하루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진주를 한 알씩 실에 꿰듯 단순하고 평범하면서도 작은 기쁨이 하나씩 부드럽게 이어진 날이죠."



아빠는 앤이 했던 이 말이 행복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부드럽게 연결해 주는 것 같았어. 일단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쁨을 잃지 말라고, 짧은 삶을 살면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다양한 것들을 누리면서 기뻐하라고 말씀하셨지. 누구보다도 하나님은 자녀 된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시니까.



하지만 기쁨과 행복은 짧게 지속 돼. 온천탕에 들어간 후 10초처럼. 그래서 기쁨과 행복은 바꿔 말하면 찰나이고 순간이지. 아무리 설레고, 신나고, 큰 만족과 행복감을 주는 일이어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희미해지고 옅어지니까.



그래서 아빠는 매일매일 작은 기쁨을 수집하는 네가 되었으면 좋겠어. 우리 삶에 날아갈듯한 기쁨을 느끼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건 아니잖아. 대신 일상 속에서 작지만 반짝이는 순간들을 잘 모아놓는 게 어떨까?



아빠가 감사노트를 계속 적어보니 의외로 소소하게 기쁘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더라. 오늘만 해도, 점심때 먹은 매콤한 순두부찌개가 참 맛있어서 좋았고, 스케일링 받으러 갔던 치과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이 친절해서 좋았고, 노트에 아빠가 좋아하는 문장을 필사하는 짧은 몇 분이 아빠를 잔잔한 행복감에 물들게 하더라.



행복은 순간이지만, 그 순간들을 놓치지 말고 네 마음에, 너만의 노트에 차곡차곡 모아놓고, 자주 그 모멘트를 음미한다면 우리는 반짝이는 기쁨들을 더 많이 누리지 않을까?



오늘 자기 전에 한 번 생각해 보자. 오늘은 어떤 기쁨의 순간들이 있었는지를. 어떻게 보면 우리 각자의 하루에 다양한 기쁨의 구슬들이 가지각색의 모양으로 퍼져 있지만 그걸 실로 잇지 않아서, 꿰지 않아서 행복을 놓치고 있는 건지도 몰라.



행복이 순간이라면, 자주 그 순간들을 찾고, 만들고, 기록하자. 큼지막한 기쁨이 어쩌다 한 번 찾아온다면, 자주 찾을 수 있는 작은 기쁨들을 잘 모아서 부드럽게 연결해 놓는 거야. 그래서 매일 나만의 행복 팔찌를 만드는 거지. 행복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니까. 오늘 너의 팔찌에는 어떤 구슬이 모아져 있을까 궁금하네. 집에 가면 보여주고 들려주렴. 곧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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