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_ 김이안

by 김이안



너를 품에 안고 걸어간다. 어느 순간 네 머리가 내 어깨에 닿는다. 너는 잠든 것일까. 잠들려 하는 것일까. 내 어깨에 스르륵 닿는 네 머리를 느꼈을 때 나는 사라락 날아갈 것만 같았다. 내게 어깨가 있다는 사실이 이때만큼 행복하고 감사했던 적이 또 없었다.



너는 그저 작은 머리를 기댔을 뿐인데 나는 왜 정신이 아득해졌을까. 왜 그 순간을 오래토록 마음에 담아두게 됐을까. 불완전한 내가 잠시나마 너의 온전히 기댈 어깨가 되어줄 수 있어서. 네가 잠시나마 너라는 존재를 내게 온전히 맡겼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워서.



내 작은 어깨가 너의 베게가 되었을 때. 내 어깨는 언덕이 되었다. 바다가 되었다. 우주가 되었다. 너라는 존재를 품는.



keyword
월, 화, 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