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_ 박효신
거의 2년에 한 번 꼴로 하게 되는 이사. '자가'가 없는 나, 세입자는 계약연장에 실패하고 또 다시 거처를 물색한다. 이런 때 기가 막히게 날씨는 확 추워지고, 서글픔의 농도는 에소프레소 원액처럼 진하다 못해 쓰디 쓰구나.
이런 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 맘을 단디 먹어야 한다. 암 그렇고 말고. 어깨를 펴자. 추위와 서글픔 따위가 날 지배하지 않게 하리. 자, 마음의 가드를 올리고, 원 투! 원 투! 쨉 쨉!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줄기 햇살에
몸 녹이다
그렇게 너는
또 한 번
내게 온다
좋았던 기억만
그리운 마음만
니가 떠나간
그 길 위에
이렇게 남아
서 있다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눈물 머금고
기다린 떨림
끝에 다시
나를 피우리라
사랑은 피고
또 지는
타버리는
불꽃
빗물에 젖을까
두 눈을 감는다
어리고 작았던
나의 맘에
눈부시게 빛나던
추억 속에
그렇게 너를
또 한 번
불러본다
메말라 가는
땅 위에 온몸이
타 들어 가고
내 손 끝에 남은
너의 향기
흩어져 날아가
멀어져 가는
너의 손을
붙잡지 못해
아프다
살아갈 만큼만
미워했던 만큼만
먼 훗날 너를
데려다 줄
그 봄이 오면
그날에
나 피우리라
<야생화> _ 작사 : 박효신, 정지향
작곡 : 박효신, 정재일
메말라 가는 땅 위에 온 몸이 타들어가는 것 같아도, 매서운 추위같은 절망감에 쓰러져 있고만 싶어도, 매일의 새로운 하루가 찾아오는 한 다시 일어서야 한다. 별 수 있나, 그게 살아있는 한 우리의 할 일인 것을.
버티다 보면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은 온다. 야생화. 오늘도 야생에서 고생한 나를 토닥이며, 이 노래를.
https://youtu.be/D1A7wLNSPhI?si=zdCFaOR3ah5tY8qA
많은 커버가 있지만 요즘엔
이혜리 버전의 야생화가 특히 더 좋아서 또 추천 + + +
https://youtu.be/nlc2gVbwU1g?si=sbtZgHk_DRQTzIx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