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서 보이는 내가 싫을 때
칼 구스타프 융의 그림자 자아에 대하여
뭔가 비난조의 이야길 들으면,
가령 타인에 대한 험담이든지
나를 향한 맥락 없는 비난이든지
머릿속에서 자연스레 구분하고 나누면서
분리배출이 되는 경향이 있다
저 사람에게서
저 말이 왜 나왔는가
저 말하고 싶었던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그림자는 무엇이었나
사실 타인에게서
뭔가 밉고 싫고 얄밉고 하다는 건
내게 그러한 그림자가 있어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고
억지 비난을 하면서
나는 그렇지 아니하다고
애써 부정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내가 부정한 것 취급한 나의 그림자는
자신을 알아달라고
타르처럼 태양아래 덜 굳은 아스팔트처럼
더 끈질기게 다가올 것이다
마주 하여 그림자를 살릴 것인지
외면하고 타인이라 여겨 미워할 건지는
자신의 선택이지만 자꾸 외면한다면
다음 파도는 더 크게 몰려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