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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멸다 어질 현 Dec 13. 2023

학습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OECD 연구를 기초로 교육의 미래를 바꾸려는 노력

OECD학습나침반을 손에 쥐면 ‘학생 주도성’이 발휘된다. 

OECD에서 고안한 학습나침반 속에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과 함양해야 하는 역량들이 담겨있다. 그러면 이것들을 어떻게 익힐 수 있을까? 


학교는 학생들이 OECD학습나침반 속에 담긴 내용을 배우고 활용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학습나침반을 어떻게 쓰는지 그 방법을 알게 되면, 사회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 나갈 수 있다. 


루트임팩트(Root Impact)에서 운영 중인 경력 단절 여성 지원프로그램 '리부트캠프(Re:Boot Camp)를 통해 교육실험실21과 거꾸로캠퍼스를 알게 되었다.  경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선택한 곳에서 나는 아이의 미래를 공부했다. 나는 아직도 내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과 함께..... 


리부트캠프에서 주어진 과제는 거꾸로캠퍼스에 관한 독립출판물 제작이었다. 글을 쓰기 위해 학교를 알아야 했다. 

    거꾸로캠퍼스는 서울시 교육청에 정식 등록된 대안 교육기관이다. 이곳의 교사들은 교육실험실21에 소속되어 있는데 각각이 지향하는 비전과 미션을 살펴보면 그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교육실험실21은 '21세기 학습자에게 필요한 역량 중심 교육 과정을 연구, 실험, 확산'하는 일을 하는데, 그 연구 내용을 실천하는 곳이 바로 거꾸로캠퍼스다. 21세기 학습자를 위한 미래 역량 중심 교육을 실현하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현시대의 학부모는 경험하지 못한 이상적인 미래 교육. 

    거꾸로캠퍼스는 OECD에서 제시하는 미래 교육의 표준(뉴 노멀)을 기초로, 배움의 길잡이가 되는 학습나침반을 학생들이 어떻게 하면 잘 익힐 수 있을지 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기존 교육 체계에서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은 과감히 없앴다. 그래서 거꾸로 캠퍼스에는 학년, 선생님, 시험, 경쟁, 성적표, 정답, 캠퍼스, 강의, 졸업장이 없다. 이것들이 없어서 왜 좋고 그것을 대체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지만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웠다. SDGs 주제로 수업하는 것도, 프로젝트 중심이 왜 좋은지 명확히 알기 어려웠다. 


왜 이렇게 거꾸로캠퍼스의 교육과정을 이해하기 어려울까? 

아! 나는 그런 교육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모르는구나!


거꾸로캠퍼스를 이해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서로 다른 성격의 수업을 참관했고, 학교 설명회를 들었다. 학생들의 발표 현장에 찾아갔고, 선생님의 목소리도 들었다. 그리고 나를 찾고, 우리로 가는 여정을 걷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엿보았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학교

    대학로에 자리 잡은 거꾸로캠퍼스(거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커다란 유리문 너머로 학생들이 보인다. 모둠 단위로 뭉쳐있는 책상에 친구들은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코칭교사는 학생들 사이사이를 계속 움직이며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질문을 던진다. 모든 수업은 대화와 토론을 기본으로 한다. 


일단, 수업 시간에 편안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질문하고 의견을 말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한국인들. ‘어디서든 튀면 안 된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를 주입받던 세대인 나는 자유롭게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학교라는 공간을 처음 접한 초1 내 아들은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말하고 싶어 하지만, 수업 중에 질문하는 것을 엄마인 내가 일부러 자제시키기도 했었다. 역시 미래 사회에 준비가 덜 되어있는 쪽은 부모다.




참고서를 읽고 일방적인 강의를 하는 선생님은 없다. 

그저 앉아서 시간을 흘려보내는 학생은 없다. 

    코칭교사는 글과 영상자료를 학생들이 스스로 보고 이해한 뒤 문제를 풀라고 말한다. 그리고 중간마다 생각거리 질문을 던져준다.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첨언한다. 문제는 학생들이 직접 친구들과 함께 풀어야 한다. 친구들끼리 얘기하며 내가 이해하는 것을 다시 설명한다. 누군가 그랬다

 내가 아는 것을 쓰고, 누군가에게 얘기할 수 있을 때 진짜로 아는 게 된다.


처음 거캠을 방문했을 때 모든 학생이 개인 노트북에 보고서를 작성 중이었다. 검색을 자유롭게 하고 자기 생각을 담은 글을 쓴다. 그대로 옮기지 말라고, 자신만의 생각을 담으라고 코칭교사는 독려한다. 다른 수업에서도 어려운 단어를 쓰려고 애쓰지 말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하라고 코칭교사는 말한다. 나와 관련된 이야기를 찾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준다. 학생들이 쓴 글은 모두와 공유한다. 토론과 발표로 내 생각을 전달하고 타인의 피드백을 들으며 생각을 정리하고 확장한다. 



개방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생각하고, 내 의견을 말하고 있다   

학생들은 스스로 먼저 이해하려 노력하고, 토론과 발표를 통해 끊임없이 생각을 교류하며 함께 성장한다. 자유로운 대화, 생각의 교류를 통해 배움을 스스로 깨우치는 방법을 터득하는 연습을 한다. 

“교과수업에서는 공통 질문을 개별 탐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탐구한 내용을 모둠 안에서 공유하고, 전체에서 인상적인 질문과 내용을 나누는데요. 특히 전체 공유 시간에 학생들 눈이 반짝이더라고요. 코칭교사가 사전에 찾은 것을 넘어서는 자료와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톡톡 튀는 시간이었어요. 이 아이디어들을 연결해 나갈 때 학생들이 몰입하는 자세를 볼 수 있었습니다.(코칭교사 A)”



*거꾸로캠퍼스 용어 설명: 코칭교사 

거꾸로캠퍼스의 교육 원칙 


교사는 학생 스스로 직면한 과제를 풀 수 있게 돕는 조력자이다. 

다음 글에서는 거꾸로캠퍼스의 교과 과정을 자세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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