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야흐로 창업 붐이다. 너도 나도 창업을 하는, 20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고 사람들은 많이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그때와는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그 당시의 인터넷 거품이 낀 창업을 우려하고는 한다. 지금은 이 인터넷이라는 키워드가 AI로 바뀌어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AI 거품이 끼어있긴 하지만, 실제로 AI를 접목했을 때 굉장히 좋은 사업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너도 나도 AI 하면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준다. 각 지역별로도 지원금을 주고, 국가에서도 지원금을 주고, 대학교, 기업, 심지어는 벤처캐피털 마저 많이 창업을 하라고 독려를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아직도 회사에 붙어 있을까.
2번의 시도를 했었다. 첫 번째는 AI에 관련된 창업, 두 번째는 웹 기반의 플랫폼 창업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나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고, 창업 준비를 하기 위한 시간이 너무 없었다. 그게 나에게 '책임감'에 대한 부재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하겠다고 이야기한 지 몇 주가 지난 후 나는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게 불과 몇 달 전 이야기다. 그때 나는 퇴사=창업이라는 키워드를 마음속에 담으며 기필코 해내야지라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사실 창업을 막연하게 생각했다. 적용해야 하는 기술분야도 막연했다. 내가 도대체 뭘 하고 싶은지를 나도 잘 알지 못했다. 설레는 일이 없는데, 어떻게 창업을 하겠는가?
그래서 나는 나에게 다시 되질문을 했다. 너는 창업이 하고 싶은 건가?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건가? 도대체 뭐가 하고 싶은 건가?
이렇게 질문을 던지는 시기와 겹쳐 회사에서 엄청나게 바쁜 일이 생겼다. 거의 한 달 넘게 새벽에 출근하고 자정이 넘어서 잠을 자고 주말까지 회사에 출근했다. 임신한 와이프와 아이에게 정말 미안했지만, 먹여 살리려면 일을 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출근했다. 그러나, 과연 창업을 하면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을까?
대부분은 아닐 것이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하는 와 중에 책을 읽었다. 제목은 'C의 유전자'라는 책.
이 책에서는 이야기한다.
'회사를 퇴사하고 창업을 하는 것만이 답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기로 이 저자는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답을 찾았다고 한다. 그 답은 'No'이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도 멋진 인생을 살 수 있고, 더 많은 돈을 창출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C의 유전자'를 갖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여기서 'C'는 CEO, CTO, CSO 등 Chief라는 단어를 의미하는 C이다. 그러나, 기업에서 임원이 되는 것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어떤 의미인지를 나름대로 해석을 해보았다. 왜 C의 유전자와 임원이 되는 것과는 다른 것일까?
'동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임원은 내가 지금 속해있는 '기업'에서만 위력을 발휘하는 직책을 의미한다. 내가 지금 속해있는 곳에서 임원이 되는 것은 이 회사에 대해서만 잘 알고 여기서만 잘하면 된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C의 유전자는 다르다. 이 회사뿐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나의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떻게 하면 사업과 접목을 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하는 영역이다.
흔히 알고 있는 임원보다 넓은 의미를 지닌다고 이해를 하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여기서 이렇게 반박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아니. 임원이라고 해서 이 회사에서만 잘하는 게 아니고, 다른 회사 가서 잘할 수도 있는데 너무 폄하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이다. 물론 다른 회사 가서도 잘할 수 있다. 그런 역량에 초점을 맞춰서 일을 하라는 의도로 얘기한 것이지. 임원을 폄하하려고 이야기한 것은 아니니 이해 부탁 바란다.
그리고 회사일을 할 때에 고려해야 할 또 하나의 것이 있다. '수동형 오퍼레이터'가 아닌 '능동형 오퍼레이터'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입사할 때 의욕이 넘친다. 모든 것을 다할 것 같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고, 평생 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설렘을 가진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다 보면 의욕이 꺾이고 회사에 적응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순응을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는 회사의 '노예'처럼 전락해버린다. 모든 것을 순응하면서 끄덕이기만 하는 삶.
내가 겪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회사에 대해 더 많이 알면 알 수록 인정은 받지만, 회사에 대해 순응하는 삶을 나도 모르게 살고 있었다. 물론, 변화 시도를 어느 정도 한 부분 때문에 바뀌기도 했지만, 나의 마음이 점점 순응 모드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이직을 하고 나서, 그리고 스스로 공부를 하고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며 이 부분은 많이 바뀌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처음에는 적응을 못하고 헤매고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막연히 재밌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 AI 개발자였는데, 생각보다 다른 사람들의 이해도가 낮고 AI에 대한 높은 기대치 때문에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분명 잘될 날이 있을 거라 믿으며 오늘도 한 걸음을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