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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자룡 Apr 30. 2023

6. 꿈에 ’알통‘을 보았다.

50대 후반 아저씨의 운동기록

이제 내가 운동을 지속하는 몰입의 초입에 들어섰구나.


어제는 어깨와 팔, 다리 운동을 하는 날로 정해놓아서 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다.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저녁시간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운동을 맘껏 할 수 있어서 좋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가 옆에서 같이 운동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이런 날은 다른 운동을 시도해 볼 수 있기도 했다. 그래도 역시나 사람들이 있는 게 낫다. 같이 운동하고, 기구사용을 기다리고,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고 하는 것도 나름 하나의 낙이 될 수 있다.


최근엔 삼두운동을 하나 추가 했는데, 어제는 운동을 하다 보니 삼두에 선이 보였다. 워낙 마른 몸이라서 눈에 크게 뜨이진 않을 것이나, 미세하게 선이 나타난다. 보기 좋다. 요기서 굵기만 된다면 좋은데, 욕심은 부리지 않으려 한다. 내 나이에 욕심을 부려봐야 소용도 없을뿐더러, 역시나 조급함은 망하는 지름길임을 익히 알고 있기도 하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어젯밤에 자면서 꾸었던 꿈이 생각난다. 꿈에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지만, 자면서도 이런 모습을 뇌가 그려냈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크다는 걸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꿈에 알통을 보았다. 어제 당연히 이두 운동도 했으니 꿈에 나의 (아주?) 실하고 큼지막한 알통을 본 것이 새삼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꿈이 너무나 좋았다. 이제 내가 운동을 지속하는 몰입의 초입에 들어섰구나. 현실에서의 관심과 열의를 이제는 꿈에서까지 만들어 낸다는 건 내가 이제 운동을 재미의 경지까지 끌어올렸다는 의미가 되지 않겠나 싶다.


한순간도 끊어지지 않는 관심과 열의를 가질 수 있는 대상을 새롭게 만들어 낸다는 것이 나의 나이대에서는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젊은 날에서의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이제는 경험과 연륜으로 꽉 채워진 나의 세대에서 관심과 열의를 가질 수 있는 대상이 생성된다는 건 이제 다시금 도전과 호기심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다.


얕은 잠에 잠깐 알통 한 번 봤다고 이게 그렇게나 글 한편이 나올 정도의 일이겠냐 싶다가도, 이젠 아마도 재미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굳건한 성취감에 언뜻 흐뭇해지기도 한다.   


이런 운동의 루틴으로 다른 영역의 삶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엔 자꾸 마음으로는 아침에도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는 걸 생각하지만 아침이 되면 타고난 게으름에 1시간을 뒤척이는 일상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깨어 있는 동안이라도 알차게 보낸다면 충분히 시간을 채워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해서 우선은 깨어 있는 동안이라도 시간을 알차게 채워가려 노력한다. 최근에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로 인해 드라마에 잠시 빠졌다가 헤어 났었는데, '더 글로리'이후 어제까지 추리소설에 빠져서 또 며칠을 보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특하게도 운동은 매일 지속했다. 근육운동을 하면 쉬어야 한다고 하는데, 쉬면 뭔가 불안하다.


이제부터는 드라마와 추리소설에 들어가는 시간을 미래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준비에 좀 더 할당해 가려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솔솔 흘러나온다. 역시나 운동의 힘이다. 매일을 체육관에서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을 근력 운동을 하고 있고, 최근엔 근력 운동 후에 유산소 운동을 잠깐 덧붙이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이런 운동의 루틴으로 다른 영역의 삶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전에는 하루 3-4시간의 근력 운동을 하는 분들이 있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의아해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이해가 된다. 역시나 사람은 해보지 않고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운동을 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는 30분도 어렵고, 운동을 하면서 시계 보는 게 반이었는데, 이제는 하다 보면 1시간은 훌쩍이다. 그래도 아직은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진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역시나 아무리 그래도 나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조심조심... 아마도 젊은 날 내가 운동에 빠졌더라면 나의 성향상 상당한 무리로 인해서 고생 좀 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나마 철이 조금은 들었기도 하고, 서두를 이유도 없으니, 즐거움에 맡겨 보려 한다.


*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새로 생긴 카페에서 아내와 같이 커피 (아내는 아메리카노, 나는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다. 깔끔하다. 주변 여기저기에서 스페인어 소리가 들린다.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어서 그런지 스페인어가 정겹다. 참 많은 정을 담은 언어인 듯하다. 우리말이 예쁘고, 표현이 풍부하다고 하면, 스페인어는 정겨움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전혀 모르고 처음에 들으면 시끄럽다고 느낄 수 있다. 멕시코에서 산지가 13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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