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문득 들려온 네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주문할까요?”
“아, 네. 죄송해요, 잠깐 딴생각 좀 하느라.. 점심은 드셨어요?”
“아뇨..”
“왜 안 먹었어요?”
“그냥.. 좀 긴장돼서..”
젠장, 네게 좋은 소식은 하나도 없을 텐데. 양심의 가책이 더해진다.
“배 안 고파요? 여기 맛있는 거 많아요, 뭐 좋아해요?”
나는 메뉴판을 펼쳐 보여주며 말했다. 잠시 메뉴판을 보던 너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는.. 그냥 가볍게 술이나 한잔 하면 돼요.”
“점심도 안 먹었으면서 빈속에 무슨 술이에요. 여기 이거 맛있는데 먹어볼래요?”
“네..”
“저희 주문할게요.”
아까 아는 체를 했던 직원이 다가왔다.
“저희 모둠 텐동 두 개랑 사케 한 병이랑.. 새우튀김 하나도 같이 주세요.”
순간 너와 눈이 마주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더 시키실 건 없으신가요?”
“네.”
“감사합니다.”
"저희 너무 많이 시킨 거 아닐까요..."
"괜찮아요, 회사 카드로 긁으면 되니까 걱정하지 마요." 나는 네 말을 끊고 답했다.
직원이 돌아간 테이블엔 또다시 적막이 감돌았다. 너는 창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고 나도 멍하니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