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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쥬 Oct 19. 2021

평범한 20대의 회사 탈출기

1년 4개월 만에 2번 퇴사하고 든 나의 생각


95년생인 나의 탈출기는 2020년에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중소기업의 마케팅팀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인턴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어 일한 지 약 6개월 만이었다. 왜 퇴사를 했냐고 누가 물어보면 여느 퇴사한 사람의 대답처럼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있어요..’라고 대답하고 만다. 그리고 2년도 일해보지 않은 햇병아리인 내가 감히(?) 이 세상을 향해 퇴사 경험에 대한 글을 써 본다.


*주의: 이 글은 자신의 경험이 정답이고 조언 폭격을 해주고 싶어 하는 경직된 사고를 가진 분들에게 분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회사 탈출기 여정에 대한 글을 쓰고자 결심하게 된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나와 비슷한 사회 초년생들에게 퇴사와 관련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와 위로를 제공하고 싶어서이다. 나도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로부터 정보도 얻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그 콘텐츠의 내용이 너무도 천차만별이다. 퇴사라는 소재로 이렇게 수많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참 신기하고 흥미로운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선택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는 점을 꼭 말해두고 싶다. 이 글도 참고할 수 있는 이야기일 뿐 도피의 가장 큰 명분으로 글이 활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당신이 도피의 선택을 한다면 그 선택도 응원한다. 나도 이렇게 살다가 죽을 것 같아서 그 선택을 했고 지금을 살아가고 있다.)


둘째, 어렸을 적부터 글을 쓰는 일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다. 적성이 맞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게 이때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학 입시에도 논술 전형으로 합격했고 결과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던 그 시기에도 내가 쓴 글을 쌓아가는 과정에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그 즐거움을 다시 느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살아온 여정을 더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기회로 삼고 싶다.


그렇다면 나는 왜 퇴사를 했을까?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도 나에게는 함께 일하는 사람이 너무도 중요한 것이었다. 회사 네임과 안정적인 커리어만 중시했던 내가 너무 간과했던 요소였다. 유감스럽게도 내가 거쳐간 두 회사 모두 이 부분에 있어서 나를 오래 지탱해주지 못했다. 첫 번째 회사에서는 나에게 책임을 넘기기 급급한 사수를 만났고, 두 번째 회사에서는 폭언을 서슴없이 날리는 상사를 만났다. 내가 이 부분을 버텨내기에는 월급도, 직무에 대한 애정도 너무 부족했다. 나는 오직 정신적 생존을 해야 했다.


누군가는 회사 생활 어려운 건 다 똑같은데 어떻게 그걸 못 버티냐며 멘탈 약한 사람이라고 비판을 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두 번째 회사를 나갈 때 나를 특별히 챙겨주셨던 다른 팀 부장님은 애정(?) 섞인 마음으로 ‘이 짧은 경력들로는 사기업에서 안 받아줄 거야’, ‘너는 그래도 오래 버틸 줄 알았는데..’라는 말들을 하셨다. 근본적인 마음에는 이렇게 멘탈이 약해서 어떡하냐는 비판을 하고 계셨던 것이다. 이 말 또한 맞다. 하지만 나는 살아야 해서 퇴사했다. 출근길에는 오늘 어떤 칼 같은 말과 상황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했고, 퇴근길에는 내일은 또 어떻게 출근할까 라는 생각으로 모든 순간이 이런 생존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으로 채워졌다. 주말이라는 꿀 같은 시간에도 나는 두려움 속에서 살았다.


하지만 퇴사 후에는 이런 두려움과 불안은 사라지고 나에게 가장 맞는 길과 조건을 탐색해나가며 즐겁게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다. 유튜브,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표현하고 싶은 나의 일상을 마음껏 기록해나가고 있으며, 프리랜서 일도 지원하고 있다. 한국인스럽게 '이런 시간에 꼭 뭔가를 해야 해'라는 강박이 있긴 하지만, 이런 생각도 컨트롤하며 하루하루 속에서의 즐거움을 찾아나가고 있다. 내가 정한 반복되는 루틴 속에서 안정을 찾기도 하며, 내가 원하는 시간에 몰두해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즐겁다. 나는 등산을 하며 자연 속에서 느끼는 평온함을 좋아하기도 하고, 클라이밍도 도전해보고 싶은 열정 많은 사람이다. 지금의 시간은 내가 가져왔던 모든 집착을 버려내고 즐거움을 누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다. 내가 일을 정신없이 하고 있는 미래에 '그때 그거 하기를 정말 잘했다' 할 수 있도록.. 그 일환으로 쓰고 있는 이 글의 여정에서도 그 즐거움을 누릴 것이 기대가 된다. 


Photo by NeONBRAND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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