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을 떠나는 순간 브라질이 그리워졌다

리우 데 자네이루, 브라질

by 팡동이
다니엘과 함께 본 코파카바나 해변의 일출


다니엘과 코파카바나 해변을 걷다가 아침 7시가 되어서야 호스텔로 돌아왔다. 세 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났는데도 방은 곯아떨어진 여행객들로 가득했다. 어젯밤 파티가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엄청난 밤이었다는 생각에,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의 특별한 밤을 공유한 동지들이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났다.


하룻밤 사이, 하나의 행성에서 다른 행성으로 건너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준비를 마치고 내려가니 아침 식사 시간은 이미 끝나 있었다. 아쉽지는 않았다. 브라질을 떠나기 전, 무언가를 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를 여행하든 '기념품 사기'를 가장 좋아하는 내가 그동안 브라질에서 기념품을 사는 것도 잊은 채 여행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돈을 들고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꽤 오래 머문 브라질인데도 새로운 세상에 툭 하고 던져진 기분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그날 아침, 나는 그랬다.



이제 나는 "Ta Bom!"을 외치며 어색하지 않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 줄 알고, 환하게 웃으며 "Obrigada"를 말할 수 있다. 이 모든 게 자연스러워질 무렵 나는 브라질을 떠나기로 다짐했다.


새로운 나라, 아르헨티나로.




결국 기념품은 사지 못했다. 마음에 드는 기념품도 발견하지 못했을뿐더러 무엇을 사가도 내가 브라질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을 그대로 전달해 줄 것 같지 않았다.


누군가가 브라질에 대해 무엇이 가장 좋았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사람들, 브라질 사람들!



그것은 내가 푼 돈 몇 푼에 사갈 수 있는 기념품이 아니었다.




상파울루에 도착한 첫날, 나를 도와줬던 루시아나는 장미꽃을 트렁크 가득 싣고 공항까지 자신을 픽업 나온 약혼자 호나우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캐넌은 여전히 방랑자처럼 세상을 떠돌고 있다. 케빈은 프랑스인 여자 친구와 결혼해 태국에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가브리엘에게 친구를 끊은 이유에 대해 물어보지 못했지만 이젠 웃으면서 그날을 추억할 수 있다.


마리네는 영국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갔다. 나탈리아는 우리가 만난 다음 해에도 다시 리우를 찾아 카니발을 즐겼다고 했다. 끊임없이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곳은 팔레스타인이라고 말하는 나탈리아. (요즘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계속 서울을 오고 싶어 한다.)



그해, 나는 다니엘을 다시 만났다.

첫 만남이 있고 몇 달 뒤, 다니엘이 한국으로 왔다.



거봐, 내가 뭐랬어. 나는 다를 거라고 했지?


그렇게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다. 7달은 만날 수 있으려나 싶었던 그 연애는 70년을 함께 하고 싶을 무렵, 7년 만에 끝이 났다. 그렇게 우리는 이별했다.


이별한 당시 - 나는 두 개의 행성 사이를 건너는 기분을 다시 맛봤다. 다만 7년 전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하룻밤 사이 두 개의 행성을 건넌 기분이었고- 이번에는 7년이라는 시간이 존재했다. 그때는 짜릿하고 행복하고 성장하는 기분이었지만, 이번에는 괴롭고 우울하고 위축되는 기분이 들었다.



브라질은 내게 너무나도 많은 것들을 안겨 주었다.

그렇게 많은 감정들이 오갔던 여행이 또 있었나, 싶을 만큼.


브라질을 떠나는 버스에 오르자마자 나는 브라질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Chao Brasil,

Muito Obrigad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