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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존재와시간 Oct 26. 2022

계절이 허용하는 것들 - 그리고 다시 봄

  겨울을 미끄러지듯이 지나면, 어김없이 봄은 온다. 춥고 시린 겨울을 보내면서 기다리면 예외 없이 온다. 불확실한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하지만, 봄은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온다. 그렇게 사계절은 순환하고, 우리 삶도 순환한다.




  계절에 따라 자연은 변한다. 자연의 변화에 따라 인간도 변한다. 계절 속에서 모든 존재자들은 상호작용을 한다. 그렇게 관계를 맺고 순환한다. 그 순환 속에서 자연은 우리에게 무엇을 허용하는가. 시작하고, 성장하고, 무르익고, 쉬는 것을 허용한다. 모든 우주의 존재자들이 그러하듯이 우리는 그렇게 허용된 삶을 순환한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순환을 의식할 수 있다. 순환을 의식하고, 더 나은 순환을 그린다. 순환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의미에 부응하고자 한다. 그것이 계절 안의 우리라고 할 수 있다. 




  불확실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이 규칙적으로 순환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안정감을 준다. 웅크리고 시린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봄은 온다. 가끔 나의 삶이 멈추어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멈추어 얼어버린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니, 하지 않고 시절을 보내는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봄은 온다. 얼음. 땡 하고 봄은 온다. 얼어버린 것 같은 날이라면, 지난봄을 기억하자. 분명 따스했던 지난봄은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올 더 나은 봄을 의식하고, 더 나은 삶의 순환을 상상하고 의미를 발견하자. 그리고 기대하자. 나만의 봄을. 더 따스할 봄을. 




  겨울이 길다고 슬퍼하더라도 봄은 온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기네요’라고 라디오에서 떠들어도 곧 봄은 오듯이. 겨울은 긴 것뿐이지, 끝이 겨울은 아니다. 겨울 끝에는 봄이 있다. 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오면? 잠시 쉬면서 미끄러져 지나가면 된다. 그리고 다시 봄을 맞이하면 된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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