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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주신쥬디 Feb 26. 2024

Eye-opener

프롤로그

도전과는 거리가 먼 내가 얼떨결에 "선택"하게 된 첫 직장 크루즈를 통해, 나는 생각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크루즈 피아니스트 제안을 받아 오디션과 인터뷰를 할 때까지만 해도 그저 "졸업했으니 돈 벌어야지" 하는 마음뿐, 도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니 대학교를 갓 졸업한 20대에게는 꽤나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이 직업은 단순 돈벌이 그 이상이었다. 그때 번 돈은 지금 없지만 그때의 경험은 내 마음의 커다란 일부가 되었으니까.


"피아노 전공하면 뭐 할래?" "장래희망이 뭐니?"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단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직업.

비록 "최고의 평생 직업"이라고 할 수는 없고 나도 일시적으로 했던 일이지만, 뮤지션이라는 타이틀로 세계 여행을 경험한 것만으로도 나는 음악을 선택한 것에 후회가 없다.


오랜 일기장을 공개하는 데에 뚜렷한 목표는 없다.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내 이야기가 대단한 영향력을 갖길 바라지도 않는다. 내 경험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값지기에 나를 위해서라도 추억을 가지런히 정리해보려 한다.


크루즈 피아니스트 경험은 세상엔 역시 다양한 직업과 사람들이 공존한다는 걸 몸소 체험하게 한 eye-opener였고,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 또 eye-opener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꾸밈없이 솔직 담백하게 적었다. 그래서 시답잖은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게 일기의 매력 아닐까?


그 당시 페이스북에 "나 배에서 잘 지내요!"안부를 전할 목적으로 공개적으로 일기를 썼을 때 "구독"하겠다며 꼬박꼬박 챙겨 읽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모르지, 내 이야기와 결이 맞는 새로운 독자가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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