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기 위해 정리를 시작합니다'라는 책을 돌아보며
이사가 2주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12년간의 묵은 집들을 정리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정한 정리란 무엇일까. 나는 왜 정리를 잘하지 못하는 걸까. 언제쯤 한 번은 필요할 것 같아 버리지 못하는 것들. 소중하다 생각해 그냥 두는 것들. 시간의 힘까지 더해지니 쌓이기만 하고 덜어지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가장 정리하지 못하는 것은 책일 것입니다. 책 욕심이 많은 저는 집 근처 도서관의 휴관과 함께 더 많은 책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좋았던 작가가 권하는 추천 리스트는 '예스 24'를 이용해 모아두었다가 중고쿠폰이 생기면 한꺼번에 사두기도 합니다. 당장 읽지 않아도 시간 여유가 되면 읽으리라 생각했던 책들. 출판사 서평 신청으로 하나둘씩 모아둔 책들이 쌓입니다. 가족들도 빨리 정리해 줄 것을 주문하는 품목이 책입니다.
책장 가득 쌓인 책들을 분류하고, 더 이상 읽지 않거나 내 마음에 덜 닿았던 책들. 아니면 블로그등에 충분히 기록이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나눔'을 하고 있습니다. 밑줄이 쳐져 있을 수 있다고 알려드리고 하나둘 나누니 기쁜 마음으로 받아가시는 분들이 생깁니다. 지난번 나눔을 하셨던 분들이 또 오기도 하고 저의 마음은 가볍고 좋아지고 있습니다.
정리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무엇일까. 지난해 서평을 쓰기 위해 받았던 책 '나를 돌보기 위해 정리를 시작합니다'(비즈니스북스, 정코 지음)를 읽고 적어둔 저의 기록을 다시 읽어봅니다.
- 정리는 우리의 일상을 반짝이게 만들어주는 정말 중요한 행동이다.
- 지금의 내 삶이 마음에 들지 않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 정리에 나서야 한다.
- 공간이 바뀌면 우리의 마음도 바뀐다.
- 정리는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도록 나 스스로를 치유하는 일이며, 더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도록 하는 일이다.
이사를 가면, 맥시멀리스트의 제 모습을 많이 지우려 합니다. 제가 남기는 물건들, 앞으로 제가 살면서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아득합니다. 당장 모든 것을 갈아치우듯 할 수는 없겠지만, 자주 비우려고 할 겁니다. 내 주변을 자주 치우고 정리해 '천천히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다'라고 생각하면서요.
가벼워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고 싶어요. 나눔을 통해 누군가에게 제 욕심을 행복으로 바꿔주고 싶어요. 이사 가기 전까지, 이사 가서도 비워야 할 것이 많다고 합니다. 지치지 않고 나아질 겁니다. 이사라는 큰 결심 앞에 거는 기대가 너무 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