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스쳐간 그 순간의 마음들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을 위해 지하철에 탑니다.
가장 먼저 하는 일. 헤드셋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듣습니다. 요즘 한창 보기 시작한 드라마 <미지의 서울> ost 중 홍이삭의 'In you'를 듣습니다. 호수의 테마송인데, 먼저 너무 좋다는 말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영어가사가 영어능통자 홍이삭의 특화된 가사 전달력에 힘입어 노래의 멋을 더하며, 추억 속에서도 살아있고 현재도 변하지 않는 남자주인공의 변하지 않는 마음이 굳건히 전달됩니다. 봄날 햇살 같이 행복한 마음이 번져옵니다. 계속 반복해 들으며 또 다른 세상 속에 저를 일단 놓아둡니다.
손가락은 이사를 앞두고 있어서 계속 검색 중입니다. 이사가 결정되고, 우리 집에 놓을 것들에 대해 생각합니다. 어떤 것이 무리하지 않으며 전체적인 집안 분위기에 최적일까. 어제 마음속으로 결정된 것이 오늘 달라집니다. 새집에 가는데 시집가는 사람의 마음이 됩니다.
그러던 중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은 지긋한 중년의 아주머니가 눈에 들어옵니다. 붉게 물든 머리가 도드라지는데 자라나는 머리카락은 노란빛이 스며 나와 흰머리를 대신한 두 가지 색깔이 뒤엉켜 왠지 조금 슬퍼 보입니다. 곧 다가올 시간에 대한 미루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요.
내리기직전 남자직원을 발견합니다. 조금전까지 그의 얼굴에 번진 미소가 머리속에 남습니다. 아마 방금전까지 본 영상의 힘 때문인듯 했거든요. 빙긋 조용히 미소짓는 이 시대의 직장인들이 현실에서도 더 많이 웃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출근합니다. 곧 출근했습니다.
직장인의 아침은 이렇게 본격화됩니다.
_사진출처:소리날리, 스튜디오드래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