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기억 속 냉이꽃이란
이른 봄이 되면 우리 집 된장찌개는 더욱 맛있어진다. 귀신같이 냉이 맛이 나는 것을 알아채는 나와 기뻐하는 할머니. 냉이된장찌개는 우리 집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음식이었다. 물론 쑥버무리와 쑥떡도 있지만 냉이된장찌개는 정말 봄에만 먹을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할머니는 냉이 된장국도 좋아하시지만 냉이꽃도 좋아하신다. 사랑한다는 표현이 더 좋으려나. 냉이에 대한 사랑은 사진 한 장으로 더욱 커진다. 뽀글뽀글 실험에 실패한 박사님과 같이 폭탄 머리를 하고 있는 나와 나의 남동생 그리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할머니가 이렇게 좋아하실 거라는 걸 아빠는 알고 있었던 걸까, 사진 찍기를 좋아하던 우리 아빠는 매번 오래된 사진을 꺼내볼 때마다 뿌듯함에 입가가 씰룩 인다. 무뚝뚝한 아빠는 시원하게 웃지 않고 본인의 웃음을 숨긴다. 피식, 하고 웃으면 정말 재미있다는 뜻.
냉이꽃을 보면 자동으로 재생되는 할머니의 기억.
그 기억의 근거로 뒷받침되는 사진 한 장.
냉이꽃은 할머니에게 사랑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