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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두근거릴 때, 소부

스트레스에도 좋아요

by 하늬

심장은 우리 몸의 순환을 담당하는 중추적인 장기로, 혈액을 온몸으로 이동시키는 펌프 작용을 한다.

하지만 심장은 '마음'을 비유적으로 뜻하기도 한다.

예전에 심장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던 마음은 이제 대부분 뇌의 역할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렇다면 평생 동안 우리가 살아있음을 끊임없이 알려주는 이 심장은 그저 대체 가능한 근육덩어리일 뿐일까?


한의학에서는 각 장부를 감정과 관련시켜 생각해왔다.

간은 분노, 심장은 기쁨, 비장은 생각과 사고, 폐는 슬픔, 신장은 놀람과 두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심장은 인간의 이러한 모든 정신활동을 주관한다고 여겨 특히 중시했다.


일상생활에서 화가 났을 때, 기쁠 때, 생각에 잠겨있을 때, 슬플 때, 놀라거나 두려울 때 심장은 빠르게 반응한다. 그리고 우리는 심장의 박동 변화로 인해 특정 감정을 더 직접적으로, 크게 느끼게 된다.


소부는 심장 경락에 속한 혈자리이다.

그래서 심장에 통증이 있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한 증상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 잘 놀라고 겁이 많거나, 잠을 깊이 자지 못하고 꿈을 많이 꿀 때, 불안하고 밥맛이 없을 때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소부에 침을 맞으면 스트레스로 인한 교감신경 활성이 억제되어 스트레스 예방 및 치료에도 좋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부교감신경과 함께 자율신경계를 이루는 교감신경은 맥박을 증가, 혈압을 상승, 혈관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한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땀이 나고, 침의 양이 적어지며 입이 마르는 느낌이 든다. 이때 소부를 자극하면 교감신경 활성을 완화 혹은 부교감신경 활성을 증가시켜 빠르게 뛰던 심장이 안정된다.


소부는 손바닥, 넷째와 다섯째 손허리뼈 사이 오목한 곳에 위치한다. 주먹을 쥘 때, 새끼손가락 끝이 손바닥과 닿는 부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소부.jpg


소부 혈자리에는 얕은손가락굽힘근, 벌레근, 뼈사이근이 지난다.

이 중 벌레근은 손바닥과 발바닥에 각각 네 개씩 있는데, 손과 발의 벌레근은 비슷한 움직임을 담당한다. 손의 벌레근은 손허리손가락관절은 굽히고 손가락은 펴는 작용을 한다. 이처럼 손가락 관절은 모두 편 채 손허리뼈와 손가락뼈 사이를 굽히면 마치 'ㄱ'자 모양과 같다. 이는 손잡이가 없는 컵을 잡을 때의 모습과 비슷하다.


소부를 효과적으로 지압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마디마디를 하나하나 천천히 굽혀 주먹을 쥐었다가 펴는 동작을 반복하면 좋다.

마음이 불안할 때 손톱을 물어뜯는 대신 소부를 눌러주는 건 어떨까? 마음을 진정시켜주며, 동시에 심장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법이 될 것이다.




* 김정신 외, 소부 자침이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한 성인의 심박변이도에 미치는 영향, 대한침구학회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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