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단편 소설 시리즈
“다녀왔습니다.”
“일찍 일찍 좀 다녀. 다 큰 애가 밤늦게 어딜 그렇게 쏘다녀?”
“아 엄마는, 다 컸으니까 밤늦게 이렇게 쏘다니지.”
철썩! 미정의 손과 윤주의 등이 만나 둔탁한 소리가 난다. 숙녀가 된 딸의 반항이 어쩐지 미워 미정은 힘을 다해 손바닥을 날렸지만 제법 껴입은 터라 윤주는 맞고도 웃음이 났다.
사실 웃음이 났던 것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갓 일주일을 만난 남자 친구가 집 앞까지 윤주를 바래다줬는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19층을 오르는 동안에 헤어지기 싫다고 투정이라도 부려볼걸 그랬나 살짝 후회가 되던 참이었다. 아쉬움에도 웃음이 나는 묘한 기분에 애써 무표정을 유지하려 했다. 그런데 그 “무표정 버튼”이 등에 있었는지 미정의 손바닥이 윤주의 무장을 해제시키는 바람에 꺄르르 웃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 망할 년이, 때리는데 왜 웃고 지랄이야.”
미정도 덩달아 웃음이 터져버렸다.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