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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댕 Jan 28. 2021

스물일곱 번째 촏: 시샘

초 단편 소설 시리즈

  자, 오늘 초대석은 정말 귀한 분을 모셨습니다. 한동안 TV에서 보기 어려웠죠? 바로 신의 질투를 산 남자, 조유석 씨입니다. 오랜만에 뵙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인사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신에게 덤비다가 혼쭐난 가수 조유석입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분위기를 좀 풀어보려고 우스갯소리처럼 말씀드렸지만, 사실 참 힘든 시기를 보내셨죠?


  네, 지금 우리 시청자 분들도 물론 소식도 들으셨을 테고 지금도 느끼고 계시겠지만 제 목소리를 알아듣기 참 힘드실 테죠. 그럼에도 이렇게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어 참 기쁩니다.


  자리해 주셔서 저도 정말 기쁩니다. 우리 수많은 팬 여러분도 감격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실례가 안 된다면 지금 상태에 대해서 좀 여쭤봐도 될까요?


  네. 작년까지만 해도 이렇게 대화를 한다는 건 이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저를 쓰러뜨린 신에게 맞서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서 조금씩 회복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재활을 계속해야 하지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실례가 안 된다면 정말 많은 분들에게 희망을 줬던 조유석 씨의 초 히트곡, “그게 나야”를 한 소절 청해봐도. 될까요?


  유석은 주저하지 않았다. 사회자의 요청에 망가진 목을 가다듬고 몰입하기 시작했다. 노래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회자를 비롯한 많은 제작진들은 숨죽여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유석의 노래는 처참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아름다운 반주와 대비되는 괴성은 인간의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그것은 노래라기보다는 소음에 가까웠다. 그의 목소리를 시샘한 신을 향한 처절한 외침이었다. 아니, 신에 대한 저주를 담은 듯 유석은 노래 불렀다. 




about <촏>

글쓰기 앱 <씀: 일상적 글쓰기>에 매일 업로드되는 글감을 주제로, 글쓰기 훈련용으로 쓴 초 단편 소설 시리즈입니다. <씀>의 서비스가 거의 방치 상태이다 보니 작성 글 백업 겸 틈틈이 정리해 브런치에 공개합니다.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 각각의 <촏> 에피소드는 별개의 내용이며 한 편으로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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