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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화
내 방에 복숭아가 쌓여요
일곱 번째.
by
운전하는 Y
Nov 1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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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의 Jennie Razumnaya
난 그림을
못 그려요
내
그림은 알아볼 수가 없대요
나의 동그라미는 네모고
나의 네모는 세모래요
누가 내게 주문을 걸었나요
눈 감아도 그릴 수 있는 얼굴이 있어요
하루에도 여러 번 사진을 띄워요
눈감을 땐 밤하늘
달
처럼 빛나죠
내 눈은 늘 그리워해요, 늘 담고 싶어 해요
웃을 때 가늘어지는 갈색 눈동자는
떨어지는 별똥별 같아요
그댄 모르죠
눈 감을 때 눈썹 그림자가 길게 진다는
걸요
다듬지 않아도 완성형인 눈썹의 각도는 한 이 정도?
올망졸망 코를 볼 때면
입 맞추고 싶어 안달 난 내 입을 꼬집어요
연분홍 머금은 그대 입술
내
심장은 늘 점검중
사인이 뜨죠
오늘은 아랫입술을 그리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대봤어요
설레는
맘이 한계 없이 부풀어 태양을 향해요
투명한 피부 아래 희미하게
비친 푸른 가녀림
눈이 마주쳐 붉게 핀
그대 얼굴은 복숭아 같아요
그대 볼을 물들일 때, 내 볼은 왜 같이 빨개지는 걸까요
복숭아 복숭아 복숭아
복숭아 향기가 내 방에 퍼져요
내 방에 복숭아가 쌓여요
복숭아 복숭아 복숭아
복숭아 향기에 내 맘은 떨려요
내 맘에 종소리가 스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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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랑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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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하는 Y
소리-맛-향기로 과거, 현재, 미래를 향유합니다. 얕고 드넓게, 고양이, 소심 덕질, 노래 가끔 춤. 이것저것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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