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날은 하루종일 네 얼굴이 떠올랐는지 몰라
사실 나도 내 맘을 잘 모르겠어
다들 네가 좋다며 널 가슴 한켠에 품을 때
난 아무런 관심도 없었는데
넌 언제든 맘만 먹으면 볼 수 있는 거리에 있었고
넌 내 주위 어딘가에서 손 내밀어주길 바랐고
난 한 번도 널 찾은 적이 없어
난 한시도 널 꿈꾼 적이 없어
왜, 그날은 하루종일 네 생각에 널 그렸어
버스정류장 앞에서 스쳤던 날 기억하니
코끝에 걸렸던 너의 향기
그날 내가 뒤돌아 널 봤다면 지금 우린 어땠을까
집에 가는 길 우연히 너와 마주쳤을 때
머뭇거리는 건 사치일 뿐
널 붙잡아야 한단 생각밖에 없었어
우리의 시간은 지금부터
누군가 내게 말을 해
너와 함께한 날은 잠이 안 온대
너는 잠을 떠나보낸대
멍하니 뜬 눈으로 외로이
달을 바라보게 한대
참 이상하지.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난 너와 함께면 볕 쬐는 한낮에 고양이
난 너와 함께면 나른한 난로 앞 강아지
생각이 많은 눈이 감기지 않아서
할 말이 쌓인 눈이 잦아들지 않아서
창밖 어둠이 뒤돌아 서는 걸 바라만 봤어
너와 함께한 날은 취한 듯이 스러져
잠을 날린다는 너의 향기에 둘러싸여
달고 깊은 꿈에 잠겨 끝도 없이 빠져 들어
울먹이지 않아 메마르지 않아
위아래가 만나 하나 되어
날개도 없이 밤하늘을 날아
그땐 몰랐고 지금은 필요한
그땐 몰랐고 지금은 필요한
너 하나로 충분한
우리의 시간은 지금부터
*얼마 전에 안 사실,
커피번만 먹으면 취한 듯이 잠을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