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운전하는고양이 Oct 23. 2024

피스타치오 초콜릿(부제:불편해요 그래서 좋아해요)

네 번째.

Evgeniya  Kuzmina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9040100/


시간의 색을 입은 건반들

오래된 나무의 향기

세월이 묻은 낡은 피아노의 

연하고 먹먹한 해머 소리.  

   

은은하게 짙게 오르내려

프렛을 넘나들며 현을 안아 

그 안에서 춤추는 열 개의 마음 

공중으로 번지는 프렛노이즈.  

   

미끄러질 듯 보드랍지만 

손가락 사이를 자극하는 

벨벳처럼.

    

달콤 쌉쌀 초콜릿 속, 

혀끝을 깨우는, 입안을 터치하는 

피스타치오처럼.    

 

거기 있다는 걸 잘 알아요

자꾸 신경이 쓰여요 그래서 불편해요.

     

(저기... 조금만 부드럽게 말해줄래요.) 

    

나 사실은 너를 좋아해. 

좋아한단 말이에요.  

   


그대는 늘 그 자리에 있어요.

그곳에 가면 그대를 수 있어요.

오늘도 내일도. 


누군가는 그대를

제자리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요.

난 늘 거기 있는 그대에게

눈길이 향해요. 마음이 머물러요. 

 

그곳에서 난, 쉬는 시간이 없어요.     

눈과 마음이 불편하다 말해요.

 

다정한 말 건네는 법을 몰라서

불편하다 말했어요. 

    

불편해요 그래서 좋아해요.

내가 너를 좋아한단 말이에요.









*커버사진 출처 : Image by <a href="https://pixabay.com/users/tamanna_rumee-19312839/?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6777154">Tamanna Rumee</a> from <a href="https://pixabay.com//?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6777154">Pixabay</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