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시간의 색을 입은 건반들
오래된 나무의 향기
세월이 묻은 낡은 피아노의
연하고 먹먹한 해머 소리.
은은하게 짙게 오르내려
프렛을 넘나들며 현을 안아
그 안에서 춤추는 열 개의 마음
공중으로 번지는 프렛노이즈.
미끄러질 듯 보드랍지만
손가락 사이를 자극하는
벨벳처럼.
달콤 쌉쌀 초콜릿 속,
혀끝을 깨우는, 입안을 터치하는
피스타치오처럼.
거기 있다는 걸 잘 알아요
자꾸 신경이 쓰여요 그래서 불편해요.
(저기... 조금만 부드럽게 말해줄래요.)
나 사실은 너를 좋아해.
좋아한단 말이에요.
그대는 늘 그 자리에 있어요.
그곳에 가면 난 그대를 볼 수 있어요.
오늘도 내일도.
누군가는 그대를
제자리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해요.
난 늘 거기 있는 그대에게
눈길이 향해요. 마음이 머물러요.
그곳에서 난, 쉬는 시간이 없어요.
눈과 마음이 불편하다 말해요.
다정한 말 건네는 법을 몰라서
불편하다 말했어요.
불편해요 그래서 좋아해요.
내가 너를 좋아한단 말이에요.
*커버사진 출처 : Image by <a href="https://pixabay.com/users/tamanna_rumee-19312839/?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6777154">Tamanna Rumee</a> from <a href="https://pixabay.com//?utm_source=link-attribution&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image&utm_content=6777154">Pixaba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