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가 지날 때쯤 1차, 2차 기형아 검사를 한단다. 많은 엄마들이 떨리는 마음으로 검사에 임하는데 '혹시나', '어쩌면', '제발' 간절한 감정의 말들을 읊으면서 떨리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 싶다.
의사 선생님이 너의 손가락을 하나씩 가리켜 10개 세고 발가락도 하나씩 가리키며 10개를 세면서
"손발 정상적으로 다 있습니다"를 말을 들을 때의 안도의 한숨.
다른 검사들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얼마나 가슴을 졸이던지.
다행히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으로 나왔단다. 세상에 감사함을 느끼고 건강이 정말 최고의 축복임이 분명하다 생각한다.
검사를 하는 이유는 모두 다 검사가 좋지 않기 때문이기에 누군가는 가슴 아픈 일들을 경험한단다. 엄마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가진 지인이 다운증후군 수치가 좋지 않아 정확성을 위해 양수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더구나. 하지만 지인은 양수 검사를 하지 않았단다. 양수 검사는 주사 바늘로 배속의 양수를 채취하여 이상이 없는지를 보는 거란다. 엄마도 몰랐지만 양수 검사 자체가 태아에게 좋지 않다는 걸 지인의 말을 들어 알게 되었단다.
"그래도 양수 검사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아니요. 전 양수검사를 하지 않겠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나을 거니깐요. 검사 결과가 안 좋다고 안 낳을 수는 없으니깐요."
엄마는 그다음 말을 하지 못 했단다.
사랑하는 딸아. 지인의 결정은 상당히 어려운 결정이란다. 정말 많은 걸 생각하고 많은 걸 다짐해야 내릴 수 있는 결정. 그 결정이 아이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숭고함인지 보여주는구나.
지인의 결정을 보고 엄마 자신을 한번 생각해봤단다. 나는 그럴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실제 그 상황이 되지 않아 생각한 것과 같은 결론이 나올지 모르지만 역시 쉽지 않다는 걸 생각해본다. 프로메테우스가 짐 어진 산만큼 무거울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사랑한 거겠지.
다행히도 지인은 건강한 아이를 낳았단다. 막연한 두려움을 잘 이겨내서 큰 기쁨을 받은 경우란다.
사랑하는 딸아, 부모의 사랑은 때론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때가 있단다. 엄마는 지인을 통해 부모의 큰 사랑을 보았단다. 엄마는 얼마나 할 수 있을까 다시금 생각해본다. 그리고 간절히 빌어본다. 아이가 이겨내기 힘든 역경이 있으면 저에게 달라고. 하지만 굳이 줄 필요가 없다면 주지 마시고 우리 가족에게 행복을 달라고 빌어본다.
임신을 하면 해야 하는 검사가 왜 이리 많은지. 정부에서 지원해준 돈은 검사 몇 번으로 끝이 나더구나.
많은 검사 중 임당 검사가 있단다. 임신 중 당뇨가 생기는 사람이 제법 있기에 하는 검사가 아닌가 싶다. 임당이 생기면 소아 당뇨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구나. 그 말을 들을 때 어찌나 겁이 나던지. 이제까지 먹고 싶은 거 한 없이 먹은 게 후회가 되었단다. 검사를 2주 정도 앞두고 식단 조절을 하였단다. 현미밥에 짜지 않게 반찬을 해서 먹는데 정말 맛없더구나. 다시 생각해도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식단인 것 같구나. 하지만 너에게는 그러지 않았겠지. 노력을 한 결과인 걸까? 당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단다. 이 역시 얼마나 기쁘던지. 세상의 모든 엄마가 열 달 동안 아이가 건강하기만을 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리 열 달 동안 너를 걱정하고 너와 교감했던 엄마인데 요즘 너에게 부쩍 큰 소리를 치는구나. 그렇게 큰소리를 치고 야단을 치는 나 자신을 생각하면 사랑한다는 말도 어울리지 않구나. 그때 사랑했던 마음이 얇아진 걸까? 아님 여유 없는 삶이 이리 만든 걸까? 요즘 들어 많은 걸 생각을 한단다. 편지와 함께 그때의 날을 생각하며 반성하는 삶을 가져야겠구나. 앞으로 좀 더 많이 안아주고 다정한 말들을 하도록 노력할게.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