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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호 Sep 13. 2024

로컬 창업은 로컬에 진심!

로컬 창업교육 과정을 통해 알게 된 로컬에 진심인 사람들!!

 창업지원 사업과 연계된 교육으로 로컬비즈니스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연계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수료를 해야 지원자격이 주어지는, 무조건 받아야 하는 교육이다.


 교육기간은 4주 집합교육으로 진행된다. 진행되는 과정에서 숙박만 지원이 된다. 4주 동안 로컬에 직접 방문해서 그 지역의 문화나 분위기를 익히고, 사업에 필요한 기초 교육을 받는다. 기초 교육으로는 사업계획서 작성법, 회계, 아이템 선정, 브랜딩, 마케팅, 로컬 창업 성공사례 등 다른 지원사업의 기초교육과 비슷하다. 다른 점 이라고는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합숙을 하는 정도랄까.


 교육은 대체적으로 무난하다. 일주일에 3번 정도의 교육, 나머지는 자유 시간인데 약간의 과제가 있다. 로컬을 이해하기 위해 돌아다니면서 사업장 알아보기, 협력업체 알아보기 등 조금 귀찮지만 막상 해보면 재밌는 과제들이다. 그냥 의성을 둘러보는 것과 목적을 가지고 의성을 둘러보는 것은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뭔가 더 집중이 되고, 의욕이 생기는 모양이다.


  사업장을 알아보는 과정은 재밌다. 여러 사람들과 같이 다니면서 각자가 꿈꾸는 공간, 꿈, 거기서 살아갈 방향에 대하서 얘기하며, 하나하나 컨디션을 맞춰 나가면서 더 깊은 이야기들을 공유한다. 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흥미롭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 소재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교육과정 중에 이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물론 그 모든 것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특히 이 매물을 찾기도 어려운 시골에서는 더더욱.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시간 동안 찾은 매물 후보군은 거의 없다. 현실을 알게 되는 과정이다. 로컬이 창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그래서 이상과 현실의 갭을 창의력으로 채울 수 있는 젊은 인재들이 로컬에는 필요한 것 같다.


 4주간의 합숙은 로컬에 진심인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론, 하루만 봐도 그 정도는 안다. 로컬의 창업지원금이 크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드는 사람들, 대놓고 로컬에는 사무실만 임대하고 본인은 서울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계획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난 이런 사람들이 걸러지길 바랐다. 진심으로. 사업을 열심히 진행해 보다가 안돼서 어쩔 수 없이 떠나는 경우는 괜찮다. 모든 사업이 다 잘되는 것은 아니니까. 근데 시작부터 태도가 로컬에 진심이 아니라면 기존에 같이 하려는 사람들의 의욕마저 꺾는다. 저런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사람이 로컬에 더 진심인 사람들을 탈락시키고 지원금을 받는다면 누가 로컬에 남아 있겠나. 아니 그걸 떠나서 그냥 진심이 아닌 사람이 물을 흐리는 게 기분이 나쁘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표본이 되어서 로컬에 청년을 유입시키려는 노력이 의미가 없는 것이라는 통계가 나온다면 관련 지원 사업들은 줄어들게 되지 않을까. 로컬에는 청년이 필요하고, 청년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곳을 원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관련 지원 사업들이 늘어나고, 청년들이 로컬을 찾는 이유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곳이 로컬이라서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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