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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배추 Mar 11. 2024

맨하탄에서 BusMetroWalk이용자의 애플픽킹

가을이 오면 Apple Picking은 무조건입니다

맨하탄의 가을날씨는 지금하고 비슷한 느낌이다.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면서도 바람만큼은 싸늘함이 서려있어서 온도가 그리 낮지 않은데도 옷을 여며 입게 된다.


이런 가을이 되면 우리는 언제나 애플픽킹을 갔다. 한국에서는 딸기농장에 가서   안에 딸기를 잔뜩 채우고 나왔던 적이 이었지만 애플픽킹은 처음이라 기대가 되었다. 문제는 차가 없었다는 것이다. 있었다면은 유명한 농장은  돌아다녔겠지만, 그렇지 않은 까닭에  없이도 갈만    군데를 추려서 다녀왔다.



첫 번째 이야기: 뉴욕 애플픽킹


맨하탄에서 나름 편하게 출발할 수 있는 애플픽킹장소가 바로 Harvest Moon Farm & Orchard이다. 그랜드센트럴역에서 기차를 타고 Croton Falls역에서 내리면 된다. 역에 내리자마자 애플픽킹장소가 바로 펼쳐지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진 않다.

기차를 타고 가기 때문에 뭔가  여행을 떠나는 느낌인데, 한국의 기차처럼 조금 널찍하게 앉아 편하게   있는 시스템은 아니다. 정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되어있는 딱딱한 의자에   간격도 좁다. 게다가 주말에는 언제나 만석이 되기 때문에 어디 앉을지 잠시 망설이다 보면 서서 가야   있다. 그럼에도 화장실도 있는 데다가, 갈아타는  없이  번에  Croton Falls역까지   있으니 이만하면 정말 땡큐베리머치다.


 처음에 이곳을 갈 때에는 Croton Falls역이라는 낯선 곳에 간다는 긴장감이 있었다. 아무도 애플픽킹에 오지 않아 황량한 곳일까  걱정, 역에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우버가 다니지 않아서 결국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까  두려웠다. 그런데 역에 도착하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내리는 것이 아닌가.


'다들 애플픽킹하러 가나??’


그렇다. 맨하탄은 미국에서  없이   있는   되는 도시이기 때문에 우리와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도 가을이 오면 애플픽킹이 하고 싶어 진다. 그러니 한날한시에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는 다수의 사람들이 관광지란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이곳에 내리는 것이다. 문제는 우버다.   없는 우버가 왕복을 하면서 실어 나르는 구조라서 콘서트 티켓팅을 방불케 한다. 버스도 없고, 택시는 보이지 않으므로, 우버만이 그곳에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걸어가면 되지.”

라고 생각한다면,  생각은 접는  좋다. 한번 시도해 보았는데 사람이 걸을만한 이 아니었다. 차와 나 사이의 간격이 없는 풀이 무성하게 자란 그런 길? 그러니 처음부터 우버를 재빠르게 잡는  다. 이런 사실을 몰랐었기 때문에 우버를 한참 기다렸지만, 녹음이 지는 조용한 외곽마을의 벤치에 앉아 기다리는 것도 꽤 괜찮았다.


그렇게 우버를 드디어 타게 되면  10 만에 애플픽킹장소에 도착한다. 목재의 작은 건물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는지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세명이나 나와서 차량들을 안내하고 있다. 규모가 작아 보이지만 뒷동산이 모두 애플농장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상당히 크다. 기업과도 같다. , 뉴저지만큼 많은 액티비티(Hayride, Maze ) 기대하지 않는  좋다. 호박과 사과가 가미된 동네축제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우버에서 내리면 직원이 달려와서 애플픽킹티켓을 샀는지 확인을 하고 팔에다가 끈을 채워준다. 우리처럼  없이 오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인지 차들 사이로 걸어오는 우리를 낯설어하지 않는다. 종이팔찌를 차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여러 가지 잡화를 파는 공간이 오공  공간을 뚫고 안으로 나가면 마당이 나오는데 여기시작이다.


뒷마당에는 6~7군데의 벤더들이 애플사이더, 도너츠 등을 팔고 있고, 컨츄리음악의 라이브공연도 펼쳐지고 있었다. 연기를 피우며 바베큐는 요리텐트에는 까맣게 탔지만 먹음직스러운 옥수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뒷마당의 정중앙에는 테이블이 늘어져 있는데 적지 않은 테이블숫자지만, 워낙 방문객이 많다 보니 테이블전쟁이 여간 거센  아니다. 그러므로 먹을 것을 사기 전에 테이블점령이 필수이다. 대신에 가방을 던져서 내가 찜했다는 한국식 영역 표시는 통하지 않는다. 여기는 미국이다. 소매치기와 도둑이 많고, 가방만 두고 가면 테러범으로 몰리기 쉽다. 그러므로 테이블을 제대로 차지하려면 가방주인도 같이 앉아 있어야 한다.

바베큐냄새와 도너츠향기가 사과농장 아래에서 어우러진 탓인지 배가 고프다. 자리를 잡아 고기를 뜯고 애플사이더음료로 목을 축이다 보면 슬슬 주변의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옆에는 가축사육장이 있고, 반대편에는 박이 잔뜩 펼쳐진 호박필드가 있다. 눈을 사로잡는 볼거리는 많지만, 애플픽킹이 주목적이었던 것만큼 사과농장이 시작되는 곳으로 먼저 이동을 한다.


입구에는 팔찌가 있는 사람들에 한하여 들어갈  있도록 해놓았는데, 원하는 만큼 사과를 따갈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과봉지를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사과를 얼마나 가져갈지에 따라 다양한 봉지크기를 살 수 있는데, XSmall에서 Large까지 보통 3~4종류의 봉지를 판다. 우리는 언제나 가장 작은 봉지를 샀다. 커다란 사과봉지를 이고 지고 돌아갈 순 없었다.


이렇게 봉지를 산 다음에 사과나무들이 잔뜩 심어진 곳으로 올라가면 각종 사과나무들이 펼쳐진다. 초록사과, 골드사과 등등 한국에서 보지 못했던 수십 종의 사과가 심어져 있는데 모두 맛이 다르다. 사과를 봉지에 담기 전에 한입씩 베어 먹으면서 맛도 비교하고, 가장 좋았던 사과를 골라서 는다. 옷에 쓱쓱 닦아 먹는데 씻지도 않은 사과 달콤하다. 집에 가져오면  정도로 단맛은  나는데, 사과밭에서만 통하는 당도요정의 기술같은 게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과를 베어 먹으며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시간이 금세 흐른다. 서둘러 사과를 담아 출구쪽으로 내려오면 검문소가 있다. 구입한 사과봉지 이외에 사과를 담아갈까봐 확인하는 곳이다. 이곳을 통과하면 염소들이 바로 보이는데 사과를 닦아주면  먹는다. 녀석들도 맛있는  아나보다. 행여나 사과를 떨어뜨리면 먹지 않는다. 사과의 풍년 속에 손에 들린 깨끗한 사과만 먹는  염소들은 사과입맛만큼은 꽤나 까다로운가보다.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가기 전, 호박이 줄지어선 이벤트장소에 들러본다. 호박색감이 좋아서 어디에서 사진을 찍어도 인스타각이다. 가장 크고 좋은 호박을 사가지고 가고 싶은 충동이 든다. 그러다 손목도 약한데 너무 욕심부리면    같아서 꼬맹이 호박  개만 집어 본다. 2달러다. 먹지 않고 눈으로 볼꺼니 이 정도가 적당해서 지갑을 꺼낸다. 호박을   아쉬움은 애플사이더도넛  봉지를 사는 것으로 퉁치면 되니 괜찮다.


오늘은 글을 쓰다가 당근이 있어서 당근빵을 만들어보았다. 애플픽킹에 대한 글을 쓰다가 먹어서 인지  난파선 같은 당근빵은 니맛도  맛도 아니었다. 때로는 기억이 더 달콤하기 마련인가 보다.

난파선당근빵은 달콤하지 않았지만
내 기억에서 애플픽킹은 여전히 달콤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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