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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im Apr 17. 2020

집집마다 약국이 있다.

우리 집은 뭇국

감기엔 뭇국이지.

이 말은 누구의 입에서부터 나온 걸까?

외할머니? 친할머니?

아니면 그보다 더 복잡한 족보가 있는 걸까?

아이가 감기에 걸리면 이 말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뭇국은 감기 내리사랑인가 보다.

내 시대에서 달라진 건 나박 썰기에서 깍둑썰기의 변환이다.

3~4인분

pick

무 약 10cm

국거리 소고기 100g

참기름, 소금 1t, 후추

마늘 1t

멸치액젓 1T


1. 껍질 벗긴 무를 사방 1cm 정도의 크기로 잘라준다.

2. 참기름, 썰어 놓은 무, 고기에 소금 한 꼬집, 후추를 넣고 볶아준다.

(이 과정에서 나박 썰기 된 무를 볶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렇게 조심을 다해도 먹을 때 성한 무의 모양이나 국을 떴을 때 떨어져 나가는 나박 썰기의 무 모양에 대해 궁금했었다. 깍둑썰기 된 무를 이용해 보니 불편함은 해소가 되었고 더 이상 나박 썰기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지 않았다.)

3. 소고기가 반쯤 익었을 때 물 한 컵(고기와 무가 찰랑찰랑 잠길 정도) 붓고 5분 정도 끊게 둔다.

4. 멸치액젓 1T를 넣고 물 1L를 넣고 먼저 팔팔 끓인 후 고기 거품을 완전히 제거 후 간 마늘 1t 와 굵게 썬 파의 흰 부분을 넣고 약불에서 30분 끓인다.

5. 개인의 취향에 따라 소금으로 간을 하거나 양파를 추가한다.

6. 먹을 때마다 느끼지만 간단한 재료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날까 하는 몇 안 되는 음식이다.


*질문

당신: 파의 흰 부분을 넣는 이유가 머에요?


나: 저는 파를 넣고 30분 정도 끓일 예정이거든요. 파의 흰 부분은 단단하고 오래 끊일수록 단맛이 잘 우러나와 오래 끊여야 하는 국에 넣어 끊이면 달큼한 맛을 낼 수 있어요. 집에 녹색 부분의 파만 있다면 마지막에 드실 때 넣어 드시라고 권하고 싶어요. 녹색 부분은 쉽게 무르고 그로 인해 국이 상할 수 있어서 2~3일 드실 예정이라면  데워 드실 때 넣어 드시는 것을 더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런 이유로 파를 썰어 냉동 보관하실 경우,

흰 부분과 녹색 부분을 따로 또 섞인 부분을 각각 보관하시면 요리하실 때 좀 더 편리하답니다.


감기엔 뭇국이라 말씀을 하셨던 이유는 무가 한방적인 해석으로 기침, 가래, 발열 해소에 도움이 되며 감기로 인해 기가 약해진 몸을 (옛날에) 고기로 보충하고자 해서 끊여 먹은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그래도 제일은 아픈 아이를 빨리 낳게 하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감기가 걸려 뭇국을 먹다 오열할 날이 오지 않게 잘 살아야겠습니다.

이렇게 저는 감기가 걸리면 뭇국이 떠오릅니다.

당신은 어떤 약국을 갖고 계신가요?


다음엔 '아이도 먹을 수 있는 생선조림'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생선조림이 이리도 쉬웠단 말인가!!?”를 느끼는 시간을 공유해 볼게요^-^  다음에 또 만나 뵐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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