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 시장은 덤
이번주 일요일까지 서울 빛초롱 축제를 한다는 말에 날씨를 살펴보니 이번 주 중 오늘이 가장 따뜻한 날이었습니다. 늦은 점심을 먹고 긴긴 버스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큰 여정은 남대문 시장 - 빛초롱 축제 - 집이었습니다.
시청에서 하차한 우리는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젤리를 사러 을지로 입구로 연결된 백화점에 들어갔습니다. "엄마 이거!!" 오!@.@ 오늘의 첫 번째 득템입니다.
어려서 엄마를 따라 남대문 시장에 가면 엄마가 사주신 길거리 음식들이 기억에 있습니다. 그 기억이 나서 아이와 함께 놀러 가보고 싶었습니다. 어렸을 때 기억은 한가운데 즐비한 리어카에서 발을 구르며 물건 파는 소리, 즉석에서 깎아주시던 과일 파는 상인들, 나물들을 파시던 할머니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어린 시절 기억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시장의 대부분은 비슷한 모습이 유지되고 있어 놀라웠습니다.
평소 길거리 음식을 자주 먹지 못했던 아이의 맨 처음 선택은 꼬치 어묵과 종이컵에 담긴 국물 마시기였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올라가 보니 사람들 속에 둘러 싸인 왕만두집도 보였습니다.
어묵 1 개에 1,000원, 왕만두 4 개에 4,500원으로 우리는 두 번째 득템을 하였습니다. ^^V
남대문에서 청계천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습니다.
맨 뒤에 자리가 나서 얼른 올라가 앉았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뒷자리에 주르륵 앉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아이도 뒷자리는 처음이라며 좋아합니다.
방산시장에 내려 걸어가는데, 역시 길치엄마! 역방향으로 걸어 택시를 타고 예쁜 불빛 앞에서 내렸습니다.
"우와~~~"도 잠시.
"너무 추워~~~~!"
가까운 커핏집에 들러 손난로로 사용할 음료를 하나씩 들고 본격적으로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조금 걸으니 체험존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추운 날에 난로를 준비하고 체험존을 길 위에서 기획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30분 동안 요래조래 예쁘게 색칠하고 완성~
오랜만에 색칠하고 있는 모습을 구경하니 이 모습도 즐거웠습니다.
빛초롱 축제는 20분 정도 구경하니 끝났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빛초롱 축제였으나
아이는 길을 헤맨 것,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은 것, 어묵 국물에 혀를 딘 것, 만두피가 빵인 것, 까만 하늘에 형형색색 빛들이 있었던 것, 엄청 추웠던 것, 그래서 엄마 손을 놓을 수가 없었던 것, 맛있는 하이추를 찾은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합니다.
함께가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선택들. 그러므로 축제를 축제로 느낄 수 있어 덕분에 삶이 풍요로워지는 경험들이 좋았습니다.
다시 일정 가득한 하루가 돌아와도 선물 같은 우리에게 천천히 공들이는 것을 미루지 않고 싶은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