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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자리에서 만난 작은 힐링

아이 대신, 나를 위한 체험

by 이츠미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문화센터 수업처럼 공동육아 나눔 센터라는 곳에서 힐링 수업이 있는데 같이 듣자고 했다.


사실 나는 나가는 게 귀찮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썩 좋아하지 않아서 거절할까 고민했었다.

그런데 얼떨결에 “그래” 하고 약속을 해버렸다.

그 일이 한 달 전이라 잊고 지내고 있었는데,

며칠 전 센터에서 수업 날짜와 시간, 진행 내용에 대한 문자가 도착했다.

오늘 드디어 친구와 함께 센터를 찾았다.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 체험 수업을 기대하는 듯 보였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 달 동안 주 1회 체험 수업을 받는 과정인데, 오늘은 그 첫날이었다.


첫 수업의 주제는 다도와 다식. 차와 다과를 통해 차분한 시간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다도에 대한 이론 수업을 들은 뒤, 다식 만들기를 진행했다. 반죽을 하고, 모양 틀에 넣어 눌러내는 방식으로 작은 떡을 만드는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설명이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막상 손으로 반죽을 만지고 아기자기한 모양의 떡을 빚다 보니, 어느새 아무 생각도 사라지고 오로지 그 일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멍하니 있을 때처럼, 오롯이 현재에 머물 수 있어 재미있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 어색했지만, 그들 또한 같은 마음인지 서로 조금은 긴장한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묘하게 ‘같은 동지’ 같은 느낌이 들어 오히려 편안했다.

그동안은 아이들 요리 체험 수업에 따라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렇게 어른들을 위한 체험 수업을 직접 경험해 보니 간단하면서도 색다르게 다가왔다.

작은 시간이었지만, 나를 위한 힐링 같았다.

다음 주는 꽃꽂이 수업이라고 한다.

또 다른 힐링의 시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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