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마지막날인 오늘, 올 한 해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최종 달성했다.
아이의 스무 살을 기념하며 쓰기 시작한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 1, 2, 3"가 드디어 모두 끝이 났다.
한두 달이면 다 쓸 수 있을 줄 알았던 글이 자그마치 1년이 넘게 걸렸다.
2024년 9월 23일, 이 글의 서막이 올랐으니, 실제 글을 쓴 것은 3달 남짓이지만, 그 외 나머지 시간 동안 많이 망설이며 글을 쓰고 지우길 반복했었다.
'내 육아와 교육 방식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
'애초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것부터가 너무 교만한 것 아닐까?'
'나보다 더 대단하게 아이를 키워낸 사람들도 많은데, 굳이 내가 이런 주제로 글을 쓴다는 건 너무 나대는 거 아닐까?'
'이런 글이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까?'
많은 고민 끝에 탈고한 글이긴 하나, 이 글이 전문가의 노하우도 아니고, 육아나 교육의 꿀팁을 알려주는 글도 아니다 보니, 혹시 내 의도와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만한 걸 쓰진 않았는지, 너무 아는 척하고 추측하면서, 감히 "내 아인 그렇던데."라며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다 그렇듯, 나에게도 아이를 키우고 교육했던 과거 20년은 특별한 기억과 의미로 남아있다.
특히, 요즘과 같은 교육환경 속에서 "사교육 없이" 공부했다는 이력은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특이한 경험치인 것은 확실한 것 같다.
내가 아이 교육을 그렇게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주변에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워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끝까지 사교육 없이 완주하는 경우는 보기 드문 것도 현실인 것 같다.
그렇다고 사교육을 받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다만 아이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문제이지 "반드시" 해야 할 필수불가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에 비춰본다면, "사교육 없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긴 시간 내공이 차곡차곡 쌓여야 할 것 같다. 공부 내성, 공부 감각 등이 단시간에 생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독서습관부터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사교육 없는" 교육 방식에 대한 이야길 하기 위해서는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 1, 2, 3"에서 다룬 것처럼 육아부터 고등학교까지의 전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 1, 2, 3"는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좌충우돌 시행착오 경험담이고, "저랬던 아이는 이렇게 자라는구나."를 보여주는 관찰기이다.
기억에만 담아놓았던 걸 글로 쓰다 보니 그때 그 당시의 아이와 다시 만나는 것 같기도 해서 글을 쓰는 동안 행복했다.
이 글을 마무리하는 사이, 아이는 생일이 지나 스물한 살이 되었다.
올해 카이스트 학부를 마무리 짓고 동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하는 것으로 결정된 상태이다.
아직은 사회생활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이제 서서히 우리로부터 독립해 많은 것을 혼자서 해내면서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앞으로도 잘 해낼 것 같다.
더불어, 세상 아이들 모두가 건강하고 멋진 어른으로 성장하면 좋겠다. 그리고 이 글이 그런 성장에 티끌만큼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너무 멋진 일일 것 같다.
2024년 한 해, 나에게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해가 될 것 같고, 이렇게 한 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