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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도심 곁 아기자기하게 숨은 나들이길

경인 아라자전거길

by 오로지오롯이 Mar 04. 2025


 2012년에 아라자전거길이 생기면서 인천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거듭났다. 아라서해갑문부터 아라한강갑문까지 이어진 21km의 길이 자전거 애호가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한 것.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아늑해 수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모여들고, 경사 구간이 거의 없어 일반인들도 자전거를 쉽게 이용한다. 코스 중간엔 시천문화광장, 계양대교 전망대, 두리생태공원 등 관광 명소들도 많아 자전거 라이딩 속의 또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코스별 설명

① 아라서해갑문 ~ 시천문화광장 (바닷바람이 강하게 부는 길, 난이도 중) 

② 시천문화광장 ~ 아라폭포 (시원하게 뻗은 자전거 길, 난이도 하)

③ 아라폭포 ~ 계양대교 (언덕 하나 없는 올곧은 길, 난이도 하)

④ 계양대교 ~ 두리생태공원 (경치를 둘러보며 달리는 코스, 난이도 하)

⑤ 두리생태공원 ~ 아라한강갑문 (언덕을 오르내리며, 한강 바람과 마주하는 길, 난이도 중)



 경인아라뱃길 조성 시도는 800여 년 전인 고려 고종 때부터 시작됐다고 전해져, 천 년의 약속으로 일컫는다. 오랜 염원으로 탄생한 길인 만큼 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길을 꾸며가고 있다. 미술 공모전을 통해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 각종 체육 동호회 활동으로 아라뱃길에 활기를 더한다. 자전거도 마찬가지. 전 구간 자전거 전용 트랙이 깔려 있어 누구든 마음껏 페달을 굴려볼 수 있다.


자전거 국토종주의 시작점. 시원한 바닷바람 타고 시원하게 페달을 굴려본다.자전거 국토종주의 시작점. 시원한 바닷바람 타고 시원하게 페달을 굴려본다.


 아라자전거길이 조성되면서 인천은 4대강 자전거 국토종주의 출발점을 새로 썼다. 자전거 애호가들은 부산 낙동강하구둑까지 이어지는 633km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이곳으로 모인다. 옆으로 길게 뻗은 아라뱃길 따라 놓인 자전거길은 시원한 바람을 가르기에 제격. 이제 막 라이딩에 자신감이 붙은 초보자라면 아라자전거길 21km, 1시간 30분 소요 코스로 4대강 국토종주의 맛보기를 경험할 수 있다.


아라타워와 아라빛섬 일대의 뻥 뚫인 정서진 풍경(파노라마 사진)아라타워와 아라빛섬 일대의 뻥 뚫인 정서진 풍경(파노라마 사진)


 아라자전거길의 출발지, 아라서해갑문엔 볼거리가 많다. 아라타워 전망대에서 아라뱃길 전경과 서해의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고, 아라빛섬에선 이국적인 풍차의 정경도 펼쳐진다. 또 창의적이고 예술성 있는 조형물도 두루 전망할 수 있다. 자전거 타기 전, 숨 고르기엔 최적의 장소.


바람개비동산은 한낮의 폭죽처럼 아라자전거길을 화려하게 수놓는다.바람개비동산은 한낮의 폭죽처럼 아라자전거길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라이딩을 시작하면 조금 심심한 풍경에 실망할 수도 있다. 허나 아라뱃길 초입으로 들어오면 생각이 금방 바뀌게 된다. 반갑게 손 흔드는 바람개비들과 마주하게 되는 것.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바람개비가 힘차게 돌아가고, 힘을 들이지 않아도 자전거 바퀴가 연신 돌아간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풍경에 페달을 힘차게 굴리다가도 잠시 멈추게 된다.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풍경에 페달을 힘차게 굴리다가도 잠시 멈추게 된다.


 아라자전거길은 조성 때부터 친환경 분위기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꽃과 나무, 물길이 어우러지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백미. 봄이면 아라자전거길 전반에 형형색색의 꽃들이 자리한다. 소소한 경치를 구경하다 보면 주변에 있는 아파트 숲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아라뱃길 유람선은 아라김포여객터미널과 시천나루선착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아라뱃길 유람선은 아라김포여객터미널과 시천나루선착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아라뱃길답게 유람선 관광도 유명하다. 추운 시기엔 바람이 많이 불어 추울 수 있으나, 봄부터 가을까진 강과 바다의 선선한 바람을 번갈아 맞으며 휴양을 즐길 수 있다. 물길 따라 유유히 흘러가는 유람선은 한 폭의 그림처럼 운치를 더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쉼터가 되는 시천문화광장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쉼터가 되는 시천문화광장


 시천문화광장은 '시냇물이 시작된 곳'이라는 시천동의 지명유래처럼 물과 녹음이 어우러진 곳이다. 카페와 벤치에서 쉬어 갈 수 있고, 여유가 된다면 바다분수와 시계광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공연장에서 시민들이 직접 하는 연주와 노래를 듣다 보면 눈과 귀가 즐거워진다.


아라폭포의 웅장한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아라폭포의 웅장한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곧 이어 만나게 되는 아라폭포는 장관, 그 자체. 국내 최대 인공폭포답게 웅장한 경치를 뽐낸다. 아라자전거길과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덕에 한동안 시선을 빼앗긴다. 야간(하절기)엔 조명으로 단장한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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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대교 전경(왼쪽), 계양대교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라뱃길 야경


 계양대교는 공항철도와 인천 1호선의 환승역인 계양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아라자전거길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답게 이곳저곳 볼거리를 마련해 놨다. 교량 하부엔 무지개 조명으로 꾸민 산책로가 있고, 교량 최상층엔 아라뱃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됐다. 다리 난간엔 그림들이 전시돼 있어 여유를 갖고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야간엔 아라뱃길의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지니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올라갈 볼 만하다. 계양대교는 승강기를 이용해 손쉽게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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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와 먹거리가 가득한 두리생태공원


 계양대교를 지나 쭉 나아가다 보면 두리생태공원에 다다른다. 슬슬 허기질 때 만나는 푸드트럭 공간이 있는데 다양한 군것질거리를 즐길 수 있고, 신선한 생과일 음료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두리생태공원 인근 언덕으로 올라가 아라뱃길의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하며 간식 타임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아라한강갑문으로 향하는 마지막 다리, 김포아라대교아라한강갑문으로 향하는 마지막 다리, 김포아라대교


 아라자전거길의 마지막 코스, 김포터미널물류단지에 진입하면 찻길 옆으로 라이딩을 하게 된다. 인도에 자전거길 트랙이 따로 구분돼 있으나, 차량이 항상 많아 주의해야 한다. 김포아라대교가 눈에 들어 오면 저전거길의 종착지인 아라한강갑문까지 금방이다.


 아라한강갑문 인증센터에 도착하면 21km의 자전거 여행이 마무리된다. 아라자전거길은 아라뱃길을 따라 쭉 달리면 되기 때문에 초행자들도 어렵지 않게 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코스. 자전거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곳곳에 편의시설과 화장실, 자전거 대여점을 조성했다. 인공적인 시설물보다는 탁 트인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연인과 가족, 친구들이 함께 자전거 나들이를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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