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온 알림.
어느 날 훅 들어온 코로나는 세상을 변화시켰다.
처음엔 지나가는 독감 같은 것이라 생각했다.
코로나는 점점 번져갔다.
사람들은 곳곳에 소독약을 뿌렸다.
이 지역에 코로나가 생겼을 때 두려움에 떨었다.
인터넷 카페 게시판엔 코로나가 걸린 사람의 신상이 털렸다.
코로나도 무섭지만 사람들의 신상 털기가 더 두려웠다.
혹시나 코로나가 걸리면
나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신상도 모두 털리겠구나.
학원들이 휴업을 했다.
지하상가의 가게들은 비었고 거리는 조용했지만
TV에선 코로나 뉴스로 떠들썩했다.
마스크가 부족해서 약국 앞에 당번 날짜에 가서 줄 서서 기다려야만 살 수 있었다.
인터넷에선 마스크가 비싸게 팔렸고 주식시장은 마스크 관련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공공기관에는 가림막이 쳐졌고 들어가는 입구마다 체온을 체크하고 방명록을 작성해야 했다.
마스크를 잊고 대문 밖을 나섰다가 다시 집에 들어가서 챙겨 나오는 일도 생겼다.
회사에서 밥을 먹을 때도 마주 보고 먹지 않았고 한 칸씩 자리를 띄웠다.
원격수업 첫날.
딸이 수업을 잘할 수 있을지 걱정돼서 회사에 연차를 냈다.
딸은 얇은 분홍 내복을 입은 채로 눈 비비며 컴퓨터를 켰었다. 출석 방에 들어가서 출석 체크를 하고 동영상 강의를 하나, 둘 들었다.
방학이 너무 길었다.
한동안 학원도 문을 닫았고, 딸은 집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넷플릭스에서 나오는 같은 드라마를 여러 번이나 반복해서 보고 있다. 앞으로 재생했다가 뒤로 재생했다가 대사를 외우기까지 한다.
방도가 없다. TV를 끄라고 말할 수도 없다.
온종일 혼자 있는 시간. 무엇을 한단 말인가.
"드라마 작가할껀가보네?"라고 말했다.
딸은 웃었다.
'이번 주 금요일은 등교 X
(다음 주 화요일에 등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