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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야 Mar 11. 2024

원의 넓이 구하는 공식은 왜 πr²인 걸까?

π 두 번째 이야기

원의 넓이 구하는 공식은 왜 πr²인 걸까요?


우리는 π가 뭔지는 몰라도 πr²이 뭔지는 압니다. 바로 원의 넓이를 구하는 공식이죠. 아무리 수포자였어도 절대 잊을 수가 없는 공식이에요. 그런데 원의 넓이를 왜 πr²으로 구하는지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이전 글에서는 π의 의미와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https://brunch.co.kr/@kimnaya/18

인류가 정확한 값을 찾기 위해 몇 천년동안 애썼던 π.


오늘은  위대한 수학기호 π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 쓰임에 대해 보는 시간을 갖기로 해요.


지난 글을 읽으셨다면 π는 원주율이고, 원주율은 '원의 지름에 대한 원주(원둘레)의 비율'인데, 그 값은 끝을 알 수 없는 무한소수라서 근삿값인 3.14로 나타낸다것을 아셨을 거예요. 원주율은 원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원에 적용되는 비율입니다.


원주율이 약 3.14라는 것은 원의 둘레가 지름의 약 3.14배라는  뜻입니다. 원은 곡선으로 이뤄진 도형이라 둘레를 직접 측정해서 정확한 값을 아는 것은 불가능해요. 하지만 원주율 덕분에 우리는 원의 지름만 알면 원주를 쉽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원의 둘레를 구하는 공식은 (지름×3.14), 이것은 (반지름 ×2×3.14)가 됩니다. 초등학교 때는 이렇게 배우고, 중학교 가서는 수학기호를 사용해 (2πr)로 배웠던 거지요.


원의 둘레를 구할 때 π는 이렇게 활용됩니다. 그렇다면 원의 넓 구할 때도 π 필요할까요. 필요하다면 왜 필요한 걸까요.


먼저 '넓이'의 수학적 의미를 다시 떠올려봅시다.

넓이는 평면도형의 크기를 나타내는 어입니다. 넓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사각형 모양의 단위를 사용합니다. 1cm²와 같은 정사각형이 도형을 얼마나 채우는지를 하면 넓이를 구할 수 있어요. 아래 직사각형은 1cm²정사각형이 8개씩 2줄 있으니까 8×2=16, 넓이는 16cm²가 됩니다. 직사각형의 넓이는 이렇게 (가로×세로)를 해서 구합니다.

* 출처 : 개뼈다귀에서 시작하는 야무진 도형 교실

그런데 원에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가로 세로가 없잖아요. 반지름이나 지름만 주어집니다. 또 1cm²정사각형으로 원을 틈없이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원은 꽤나 까다로운 도형이군요. 원의 넓이는 대체 어떻게 구해야 할까요?


놀라운 것은 기원전 18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원의 넓이를 계산했다는 겁니다. 가장 오래된 수학책이라 알려진 <아메스 파피루스>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어요.


지름이 9인 원의 넓이는
한 변이 8인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

 

그들은 원의 넓이와 비슷한 '정사각형'을 찾았습니다.  옛날 어떻게 이 사실을 알아냈을까요? 먼저 크기가 비슷한 조약 원을 촘촘하게 채웁니다. 그리고 사용한 조약돌과 같은 개수로 정사각형을 만들어요. 이 방법을 이용하면 지름이 9인 원의 넓이에 포함된 조약돌로 한 변이 8인 정사각형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출처 : EBS 문명의 수학

이집트인이 원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원의 지름을 9 등분한 다음 1/9을 빼고, 그 수를 두 번 곱합니다. 원의 넓이는 지름의 8/9 되는 길이를 한 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는 것이죠.


과연 이 수치가 확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원의 넓이 공식(πr²)으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지름이 9인 원의 넓이는,

63.585가 나왔습니다.


한 변이 8인 정사각형의 넓이는

8×8=64, 이니까 실제 원의 넓이 값과 99% 일치합니다. 이집트인 대단하지 않습니까.


고대 이집트인이 이렇게 원의 넓이를 구하게 된 것은 필요에 의해서였어요. 나일강이 범람하게 되면 토지의 경계가 사라져서 파라오는 백성들에게 새롭게 토지를 나눠줘야 어요. 토지 측정이 정확해야 추수 후 세금을 효율적으로 걷을 수 있으니 아주 민감한 이슈였죠. 이러한 이유로 이집트는 땅을 측정하는 기하학이 발달하게 됐습니다. 땅이 항상 네모반듯하지 않죠. 곡선을 품은 곳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인은 원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우리도 고대 이집트인처럼 원의 넓이를 어림해 봅시다. 주어진 원의 반지름을 한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넓이를 이용해 보겠습니다.

정사각형의 넓이는 (반지름)×(반지름) 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원의 넓이는 정사각형 넓이의 4배보다는 좁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정사각형 2개의 넓이와 비교해 볼게요. 아래 두 그림의 색칠된 부분은 넓이가 서로 같습니다.

새롭게 그려진 정사각형이 원 안으로 쏙 들어갔지요. 그러므로 우리는 원의 넓이가 정사각형 넓이의 2배보다는 넓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원의 넓이를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지만, 우린 이렇게 짐작할 수 있어요. '원의 넓이는 (반지름×반지름)의 2배보다는 넓고 (반지름×반지름)의 4배보다는 좁구나' 라고 말이죠.


반지름²×2 < 원의 넓이 < 반지름²×4


그렇다면 원의 넓이는 (반지름×반지름)의 3배쯤 될 겁니다. 어때요? 이유도 모르고 의미도 모르면서 공식만 암기하던 과거의 나와는 분명 달라졌지요? 우리는 생각을 해서 여기까지 다다랐습니다. 이것도 엄청난 겁니다. 스스로를 칭찬해 주세요.


원의 넓이를 어림해 봤는데요. 이번에는 원의 넓이를 구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원은 곡선으로 이뤄진 도형이라 넓이를 알기가 어려우니, 넓이를 구하기 쉬운 다각형을 이용하면 됩니다.


원을 부채꼴로 잘게 잘라서 위아래로 교차해서 붙이면 직사각형 모양에 가깝게 만들 수 있습니다.

* 출처 : 보이는 수학책

부채꼴의 크기가 '무한히' 작아지도록 잘라 붙이면 아래 그림처럼 직사각형이 됩니다.

원의 넓이는 구하기 어렵지만, 이 직사각형의 넓이는 구할 수 있습니다.


(원의 넓이)
= (직사각형의 넓이)
= (가로)×(세로)
= (원주)×½×(반지름)
= (원주율)×(지름)×½×(반지름)
= (원주율)×(반지름)×(반지름)
= πr²


 다른 방법으로는, 여러 겹으로 둘러싸인 원을 펼쳐서 삼각형을 만들어 넓이를 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두루마리 화장지의 단면을 떠올려 보세요.

원의 가장 바깥에서부터 한 겹씩 얇게 잘라 펼칩니다. 원의 중심까지 펼치면 '직각삼각'이 만들어지는데요.

이 직각삼각형의 넓이는 원의 넓이와 같아요. 삼각형의 밑변은 원주이고 높이는 원의 반지름이니 넓이를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원의 중심까지 잘라 펼쳐서 만들어지는 '이등변삼각형'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좀 전의 직각삼각형처럼 이 삼각형의 밑변도 원주이고, 높이는 원의 반지름입니다. 이등변삼각형의 넓이도 원의 넓이와 같습니다.


(원의 넓이)
= (삼각형의 넓이)
= (밑변)×(높이)×½
= (원주)×(반지름)×½
= (원주율)×(지름)×(반지름)×½
= (원주율)×(반지름)×(반지름)
= πr²

원의 넓이 구하는 공식이 왜 πr²이 되었는지, 이제 아셨지요?


기원전 3세기, 아르키메데스는 <원의 측정에 대하여>란 자신의 책에서 '원의 넓이가 한 직각삼각형의 넓이와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삼각형의 밑변은 원의 둘레이고, 높이는 원의 반지름입니다. 좀전에 우리가 삼각형 넓이를 이용해 원의 넓이를 구한 방법과 같은 결론이지요?


우리는 간단한 그림으로 삼각형의 넓이를 구했지만, 사실 아르키메데스는 거의 원에 가까운 아주 많은 내접, 외접 다각형을 사용했습니다. 그의 증명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만큼 철저했어요. 이런 수학자들의 부단한 노력 덕에 지금의 우리는 원의 넓이를 뚝딱 구할 수 있게  니다. 


수학에서 π는 원 뿐만 아니라 타원, 곡선, 곡면, 구면체 등을 다루는 기하학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오늘날에는 기하학을 넘어 수론, 확률, 무한급수 등 수학의 여러 분야에서 쓰이고 있어요. 순수 수학 영역 뿐 아니라 물리학 및 공학 분야까지 π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고 해요. π는 수학 문제집에만 있는 죽은 기호가 아니라 살아 있는 기호입니다.



여러분의 순수한 호기심이 조금이라도 채워지셨기를 바라며, 다음에도 수포자 어른을 위한 재밌는 문 준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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