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그림의 단어사전
이 글은 연재일에 맞추어 글을 올리지 않은 저를 위한 변명의 글입니다.
변명[명사]
1. 어떤 잘못이나 실수에 대하여 구실을 대며 그 까닭을 말함.
2. 옳고 그름을 가려 사리를 밝힘.
'변명'이라는 말은 단어가 주는 이미지마저 부정적입니다. 잘못이나 실수가 전제되어 있는데, 변명까지 한다고 하면 왠지 더 나쁜 것 같으니까요.
또한 대부분의 경우 변명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압니다. 잘못한 주제에 핑계까지 댄다는 점에서 분노를 불러일으키기가 더 쉬워지지요.
하지만 우리는 잘못이나 실수를 하고 나면 꼭 변명이 하고 싶어 집니다. 내 잘못은 알지만, 이런 사정과 이런 마음도 있었다는 것을 알아달라고 호소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해봤자 좋은 결과가 나오기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해버리는 그것.
포인트는 '하지 않을 수 없어서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해야 하는 것만 하고 살 수 없으니까...
이 '하지 않을 수 없음'은 결국 이성보다는 내밀한 감정의 영역에 가깝지 않을까요? 이성적이라면 안 하는 게 낫다는 것을 이미 머리로는 알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임신 탓이라고 변명을 해봅니다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책 읽기든, 글 쓰기든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역시... 안 하느니만 못한 변명입니다.
누군가는 '그럴 수 있다'라고 이해해 주거나 듣기 좋은 말이라도 해줄 수 있겠지만, 제가 답을 압니다.
그 사이에 폰게임도 하고, sns도 보고, tv도 많이 본 것을 스스로 이미 알고 있으니까요.
진짜 답은, 실수이다, 잘못이 다를 인정하는 것뿐임을 알지만 왜 괜히 억울한지...
변명의 핵심도 결국 자신의 마음 같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억울하다고 화를 낼 수도, 미안하다고 사과를 할 수도 있지만, 자기 마음은 정확히 그것을 압니다. 진짜 내 잘못인지 아닌지. 진짜 미안한지 아닌지.
진짜 내 잘못이나 실수가 아니라면 변명의 2번 정의처럼 옳고 그름을 밝히는 것도 때로는 필요할 수 있겠지요.
잘못이나 실수를 했을 때 결국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습니다. 부끄러운지, 억울한지, 미안한지, 되돌리고 싶은지. 아니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 없는지.
저는 사실 후회 없다 쪽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부끄럽기도 하지만 남들이 뻔뻔하다 해도 진짜 속마음은요. 다시 돌아가도 지난 월요일에는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지 않거든요.
이상한 결론일 수 있지만, 꾸준함을 날짜나 정시성으로 가져가지 않아보려 합니다. 1,2년 보는 게 아니라 더 길게 글을 쓸 테니, 지금은 내가 더 가치 두는 것에 집중해 보자고.
이거야말로 변명이지만, 말 그대로 안 할 수가 없어서 내지르는 변명입니다. 요일은 못 지키더라도 꾸준함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고 믿습니다. 꾸준히 주 1회 정도의 빈도를 지키며 연재는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변명으로 시작하여 자기 합리화로 끝난 것 같지만, 스스로에게 합리화를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또 다른 합리화와 함께 글을 마칩니다.
오늘도 지각생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예측하지 못한 때(?) 불쑥 찾아오는 오랜 단골손님처럼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