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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케lykke Mar 08. 2023

분노 조절이 필요해.

저는 없습니다. 육아 철학 따윈.

1~3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가정생활을 관찰한 연구자들은 3분마다 작은 갈등이 생기고, 한 시간에 세 번 씩 좀 더 큰 갈등이 발생함을 알았다. 갈등은 이후에도 계속되었고 4~5세 아이에게서는 2배 더 많이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엄마들이 얼마나 피곤해하며 긴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 [프랑스 엄마처럼 똑똑하게 야단쳐라/지젤 조르주, 샤를 브뤼모] 중에서 -


아이가 또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나는 내 자존심을 죽이고 한번 참아주었다. 난 한발 양보했지만, 아이의 행동은 더욱 거세졌다. 아이는 버릇처럼 멋대로 누워버렸다. 온 집이 떠나가라 듣기 싫은 소리로 악을 쓰면서. 시작되었다. 또, 시작된 것이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머리가 찡하니 아파지면서, 이내 터져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눈앞이 흐려지기 시작한다. 도저히 이대로는 참을 수가 없다. 당장에라도 터트려버려야 한다, 더 이상은 나도 못 참아!

당신은 터트렸는가, 터트리지 않았는가.


어느 조사에 의하면 부모 중 80% 이상이 아이 키우기 힘들다고 했고, 그중 47.5%가 훈육 때문이라고. 솟구치는 분노를 잠재우고 내 안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조절하는 것, 그러면서도 가장 적합하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훈육의 기본이다. 결국, 적어도 훈육의 반은 부모의 분노조절, 감정 조절이다. 아이와 실랑이를 하다 자꾸만 분노가 차오른다면 우선 내가 화가 나기 시작한다는 걸 인식하자. 그리고 아이가 어떤 말을 하건 모두 받아들이지 말고 몇 초간 참아보자.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만들 뿐, 극심한 분노도 시간이 더해지면 점차 누그러지게 마련이다.


아이는 나와 같지 않다. 아이가 소리 지르고 떼쓴다고 해서 부모까지 소리 지르며 화낼 필요는 없다. 이 지루한 싸움에서 나와 아이는 동등한 경쟁자가 아니라는 걸 언제나 생각하자.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땐 잠시 그 자리를 피해 엄마 혼자만의 공간으로 가 입 밖으로 말해본다.


“침착해. 나는 이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어.”,

“분노에 휩쓸리면 안 돼. 지금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

“소리 지르며 화를 내는 것은 상처로 기억될 뿐이야.”


운전면허를 딴다고 모두가 베스트 드라이버는 아니다. 경험이 녹아들어야 한다. 내비게이션에 의존한 채로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녀보기도 하고, 100km/h로 고속도로를 달 려 보 기 도 해 야 한다. 부 모 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완벽한 부모는 없다. 떼쓰는 아이에게 무작정 화도 내보고, 이유 없이 감정에 휩싸여 매를 들었다면 그만큼 죄책감도 느껴봐야 한다. 이런저런 경험이 쌓이면 자신의 감정을 좀 더 빠르게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삶이란 원래 그런 것이듯, 육아도 원래 그런 것이다. ‘즐거움’과 ‘괴로움’ 모호한 그 즈음.


“나는 감정 따위에 휘말리지 않는 의연한 사람이다.”

“이 감정의 소용돌이에서도 나는 초연함을 잃지 않을 것이다.”


가끔씩 감정에 휘둘릴 때 나는 이렇게 말한다.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효과는 좋다. 물론 나도 불완전한 사람인지라, 가끔은 이렇게 한다.


“나는 감정 따위에 휘말리지 않는 의연하ㅣㄴ이ㅏㅓㄹ니아아러ㅣ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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