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원 속 침묵의 경쟁
나는 자칭 후굴 마스터(?)다.
부장가사나, 우스트라사나, 우르드바다누라사나(사진), 스핑크스, 업독, 단다야마나-다누라사나... 이런 자세들을 할 때만큼은 자신만만. 척추를 꾸깃꾸깃 뒤로 제껴 말아서 모두가 쓰러질 때까지 버티고야 만다. 이 정도쯤은 여유있다는 듯, 다른 수강생들이 아기 자세로 돌아간 후에도 잠시 더 머물렀다가 돌아온다.(사실 아무도 신경 안쓴다는 건 안다.)
나는 비교를 정말 싫어한다.
다른 집 자식들과 비교하는 엄마를 보면서, 나는 '부모를 다른 부모랑 비교하고 싶지 않은데.'라고 생각했다. 비교해보려고 해도 남의 집 사정은 내가 모르니 제대로 비교가 되는건지 의문이 앞서 잘 되지 않았다. 전여친들의 스펙과 나의 스펙을 비교하는 전남친 1을 보면서, 상처를 받는 한편 '어쨌거나 네가 좋다고 해서 만나는 건데 어쩌라는 걸까.'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 전남친 2를 만나면서는 속으로 전남친 1과 2를 비교하는 나를 발견하곤, '전남친 1은 지금 내 현실이 아닌데 왜 나는 없는 것과 있는 것을 갖다놓고 비교하는 쓸데없는 짓을 하지?'라며 합리적이지 못한 생각을 스스로 자제한 기억도 있다.
하지만 요가를 하면서는 무한 비교를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하~ 제길.
몇 명이 모이든 그 중에서 1등을 하고 싶어하는 나를 본다. 웃긴 건 내가 잘 할 때만 열심히 비교한다. 후굴을 할 때 말이다. 하지만 후굴보다 더 자주 찾아오는 전굴의 시간엔 난 쭈구리가 된다.(그 땐 남들과 나를 같은 저울대에 올리는 것 자체가 의미없을 정도로 나는 전굴을 못하기 때문이다. 몸이 어째 앞뒤가 이렇게 다른지.)
심신을 수련하러 가서 갑자기 모든 사람을 경쟁자로 두고 열심히 비교를 하는 나는 사실은 비교 마스터였던 것이다. 타인을 비교 평가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비교 평가하는 데 아주 능한 평론가로 일평생 살아왔었나보다. '남들은 이렇든 저렇든, 나는 이래야 돼, 저래야 돼'라는 잣대로 스스로를 재단했나보다.
강사도 매번 말하지만 요가는 어떤 날엔 잘되고 어떤 날엔 안된다. 잘 하는 것보단 몸의 감각이 어제와 오늘이 어떻게 다른지 살피라 한다. 나는 내 의식을 온통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것에 비해 나는 어떤지에만 쏟아부었다. 요가를 하면서도 요가를 하지 못한 것이다.
오늘의 배움 : '나는 비교를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사실 내가 '비교를 끊임없이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내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