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나의 늙은 개가
오랫동안 자세를 바꾸지 않고
엽서나 풍경처럼 누워 있을 때
그를 묶고 당기는 끈이 그림자처럼 가여워졌다
너의 산책에는 전설이 있다
나는 네가 언제나 어리고 부드럽고 뼈가 잘 휘어지기를 바랐다
사랑하면 먹이고 싶어지는 것들
나는 너로 인해 젖은 내 손을 사랑의 감각이라고 이해하고 있었는데
꿈속에서
나의 사랑을 오랫동안 관람한 네가 뒷다리로만 일어나서 터벅터벅 걸어갔다 늙은 여자처럼 걸어가는 그 뒷모습
슬퍼 보였다
그렇게 걸을 수도 있었구나
너의 이마가 어떤 모양이었는지
나는 너의 뒷모습을 보며 비로소
“이렇게 작은 개가 이렇게까지 늙을 수 있다니.”
사람들이 네 주변에서 감탄했다
너를 안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검은 옷을 입고
개가 죽은 날도 장례식을 치렀다고 할 수 있는지 골몰했다
너를 묻은 땅 위에 무릎을 대면
우리의 산책과 전설이 시작되는 꿈
너는
오랫동안
어리고
부드럽고
뼈가 잘 휘어졌다
나의 늙은
개